10월 12일 금요일 MBC <놀러와> '스타 인(人) 라인' 코너의 한장면이다.
'스타 인(人) 라인'은 지난 7월부터 <놀러와>에 등장한 코너로 연예계 인맥을 통해 스타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12일 방송에는 현영과 휘성이 나왔다. 그림판에는 현영과 어색한 사이, 소개팅할 뻔한 사이, 행사장 라이벌 등이 누구인지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휘성편에서는 그의 이상형, 문자친구, 술친구, 고교동창, 닭띠 친구들 등을 소개했다.
참 경제적인 프로그램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좋은 포맷이다. 매주 토크 주제 번거롭게 정하지 않아도 되고, 출연료 주지 않아도 수십명의 연예인이 출연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낳는다.
친하게들 지낸다니 보기에도 좋다. 자신이 정말 싫어하는 연예인들 명단 들고 나와서 욕해주면 더 재미있겠지만 욕심일테다.
시청자가 봐도 나쁠게 없다. 출연하는 두 게스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더라도 인맥도를 따지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한두명쯤은 걸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고 나니 한계가 보인다.
먼저 신인급 연예인이 출연했을때는 코너의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게 문제다. 아무래도 신인은 인맥이 상대적으로 좁기 쉬워 재미가 확 떨어진다. 거꾸로 풍성한 인맥을 자랑할 만한 연예인들은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던 이들이라 어지간한 에피소드들은 시청자들도 이미 다 안다. 아마도 박경림이 현재 남편과 첫 키스한 사연은 방송에서 수십번은 들은 듯하다.
무엇보다 연예인들이 나와 연예인들 얘기만 하다보니 괴리감이 자꾸 생긴다. 그들에게는 연예계가 밥벌이 현장이고, 그 안에서 경쟁도 하고 연애도 하며 남들처럼 사는지 모르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르다. 놀러오라고 해서 갔더니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가 된 기분이다.
<놀러와> 외의 다른 예능프로그램에도 쉽게 느껴지는 감정이다. 그렇다고 정보와 오락을 합해서 만들라거나 교훈을 주라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예능프로그램들이 조금 섬세하게 웃겨달라는 얘기다.
가장 듣기 불편한 얘기를 만들어 보자면 이렇다.
"지난 주에는 행사장가서 공연하고 받은 돈으로 제가 사랑하는 그녀에게 장미꽃 100송이와 명품가방을 선물했어요."
"저는 현금은 전혀 안 가지고 다녀요. 용돈은 엄마한테 타쓰고 모은 돈은 다 저축해서 통장이 이제 수십개랍니다."
MC가 이렇게 답할 것이다.
"어머, 알고보니 정말 로맨티스트시다. 더구나 검소하시구나. 놀랐어요. 신랑감 후보 1순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