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학교 사회과목의 학습 지도 요령 해설서에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14일 명기했다. 지난 4월 한일 두 정상이 "미래를 중시하는 한일 신시대를 열겠다"고 합의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14일 저녁 방송 3사의 메인뉴스는 이를 톱부터 연달아 6~10꼭지 씩 다루며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방송사들은 "일본이 결국 사고를 내고 말았다"며 "교과서 해설서는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지침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망언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날 독도관련보도는 KBS 10건, MBC 8건, SBS 6건이었다.

방송 3사는 '영유권 명기 결정 배경' '정부의 대처' '정치권의 규탄' '시민들의 분노' 등을 공통적으로 다뤘다. 이중 KBS는 타사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 대일 외교 위기의 이유' '정부 조치의 의미' '해결방안' 등까지 다루며 독도 문제를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KBS "일본 억지주장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대외에 천명해야"

▲ 7월 14일 KBS <뉴스9>
KBS <뉴스9>는 '대일 외교 중대 고비'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 대일외교가 위기를 맞게 된 원인을 분석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KBS는 "고이즈미 시절에 일본은 이런 방침을 다 결정했지만 한국 정부는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기만을 기대했다"는 전문가(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발언과 함께 "우리 정부는 지도자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독도나 교과서 같은 갈등을 간과한 채 관계 개선과 영토-역사 문제를 분리하는 실용적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런 현안들은 언제든 다시 불거져 양국 관계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KBS <뉴스9>는 '외교원칙 바뀌나?'에서 정부 조치의 의미와 해결책 등을 조목조목 짚기도 했다.

KBS는 주일대사 일시 귀국 등을 비롯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그동안 정부는 독도를 우리가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의 국제분쟁지역화 전략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이른바 '조용한 외교 원칙'을 지켜왔으나 사실상 이번에 조용한 외교 원칙에서 탈피해 전방위적인 적극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KBS는 이어 해결책으로 "정부가 해양 생태계 조사등 15개 대처방안을 발표한 것은 조용한 외교를 벗어나 적극적인 대처방안으로 나간다는 것이지만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독도문제와 교과서 왜곡 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억지 주장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대외에 천명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MBC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사실상 교과서 못지 않은 영향력"

▲ 7월 14일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는 '사실상 교과서'에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한 일본 결정의 의미를 분석했다.

MBC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관보에 그 내용이 게재되는 학습지도요령만큼 구속력이 크진 않지만, 교사들은 반드시 해설서에 기초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사실상 교과서 못지않게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MBC는 "해설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일본의 민간 출판사들이 교과서를 펼때 해설서에 기초해 내용을 저술해야 한다"며 "오는 2012년부터 새 해설서가 적용되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교과서는 지금보다 훨씬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또 별도의 꼭지를 통해 일본의 '독도 도발 일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MBC는 '끊임없이 도발'에서 "을사늑약으로 한국을 지배하게 된 일본정부가 2년 뒤인 1907년 원래 한국땅인 독도를 일본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도발의 시작"이라며 계속 수위를 높여온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년도별로 전했다.

MBC는 클로징 멘트에서 "미국과 쇠고기 협상,중국과 한미방위조약 논란을 겪은 데 이어 지난 주에 북한과 총격사건, 오늘은 일본과 독도 문제를 갖게 됐다. 어려운 외교 이슈들이 차례로 몰려왔다"며 "돌이켜 보면 (대통령은) 집권 초 강대국 순방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지역 외교 이슈를 차분하게 챙겼던 편이 나아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SBS "독도에 관한 일본 태도는 거의 스토커 수준"

한편 SBS <8뉴스>는 클로징멘트에서 "독도문제에 관한한 일본의 태도는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끊임없이 괴롭히고 멀쩡한 남의 땅을 국제분쟁지역으로 몰고 가려는 이런 나라와 과연 미래지향적 관계가 가능할 것인지 근본적인 회의를 갖는다"고 일본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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