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사장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YTN 임시 주주총회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위원장 박경석)의 반발로 무기한 연기됐다.

당초 YTN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5층에서 구본홍 사장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YTN지부 조합원들과 사측이 고용한 용역 직원간의 치열한 몸싸움에 끝에 결국 의장인 김재윤 YTN 대표이사가 연기를 선언했다.

▲ 1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5층 회의실에서 구본홍 사장 내정자를 YTN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으나 노조의 반발로 결국 연기됐다. ⓒ송선영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이를 막기 위한 YTN지부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사측 사이에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YTN지부 조합원들은 임시 주주총회 원천봉쇄를 위해 오전 7시부터 YTN 사옥 1층 로비와 주주총회가 열리는 5층 계단 등을 점거했으며 이에 사측도 용역 직원을 고용해 엘리베이터 사용을 막으면서 조합원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YTN지부는 임시 주주총회를 원천봉쇄하기로 했으나 사측이 주주총회 장소인 회의실을 점거하는 바람에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YTN지부 조합원들은 전원이 우리사주 주식을 갖고 있어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할 수 있다.

임시 주주총회 시작 전부터 노조-용역 직원 몸싸움 격렬

주주총회 시작 전부터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주주총회 장소에 들어가려는 조합원들과 이들을 저지하려는 용역 직원과의 몸싸움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결국 YTN지부 박경석 위원장이 나서 "여러분들이 왜 이 자리에 모였는지를 생각해보라. 폭력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 뒤 상황이 일단락됐다.

오전 9시 40분부터 조합원들은 주주총회 장소로 입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용역 직원 40여명은 의장석을 둘러싸며 대오를 유지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사측이 주주들(주식을 보유한 YTN 조합원)의 주주총회 참석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언론사 주주총회 맞습니까"라고 외치며 용역을 동원한 사측의 행위를 비난했다.

▲ 구본홍 사장 내정자의 YTN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YTN조합원들과 용역 직원간의 치열한 몸싸움이 전개됐다. ⓒ송선영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 "이것이 언론사 주주총회 맞습니까"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주주총회에 앞서 "세상 어느 회사가 주주총회에 용역을 동원하냐. 이것이 언론사 주주총회가 맞냐"며 "설령 이런 식으로 구본홍씨가 사장이 된다한들 얼마나 정당한 사장이 되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결국 오전 10시 4분 경, 일부 조합원들이 "행동에 돌입한다"고 외쳤고 이때부터 조합원들과 용역 직원과의 거센 몸싸움이 시작됐다. 조합원들은 의장석을 둘러싸고 있던 용역 직원들을 하나 둘씩 빼내기 시작했으며, 이에 용역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향해 "YTN 여러분, 다 배우신 분들이 왜 그러십니까"라며 행동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 노조와 용역직원간의 몸싸움 끝에 파손된 단상. ⓒ송선영
몸싸움이 일단락되자 조합원들은 회의실에 앉아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한 조합원은 "선배님들이 나서서 구본홍씨를 설득해달라"고 요구했으며 다른 조합원도 "선배들에게 묻겠다. 기준과 원칙이 철저히 무너지는 것에 대해 왜 눈을 감고 계시냐며"고 토로했다.

노종면 앵커도 "오늘 선배님들께 못할 소리를 했다. '하수인'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일부 선배들이 대주주 권리를 위임하려고 오신 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노조를 향해 누가 위임을 받았는지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오전 10시 35분, 사측과 논의를 마친 YTN지부 박경석 위원장은 "사측에서 더 이상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의장이 개회선언을 한 후 주주총회가 연기 되었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윤 의장 "YTN 주주총회 연기안 가결 선포"

▲ 임시 주주총회의 연기를 선언하는 임시 주주총회 의장, YTN 김재윤 대표이사. ⓒ송선영
잠시 후인 오전 10시 40분, 의장인 김재윤 YTN 대표이사는 "전체 4200만주 중 77.69%의 주주가 참석해 본 회의가 성립되었음을 선포한다"고 개회선언을 한 뒤 "죄송한 말씀이지만 오늘 심의는 불가피하게 의안을 상정하지 못했다. YTN 주주총회 연기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시 주주총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합원과 용역 직원과의 몸싸움으로 YTN 카메라 기자 한 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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