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제50회 방송의 날(9월 3일)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축하연에 참석해 "방송 콘텐츠는 창조적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이라며 "규제 개선 및 신기술 개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 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0회 방송의 날 축하연 모습 ⓒ방송협회

박근혜 대통령은 "글로벌 미디어 경쟁 시대에 미디어 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이 그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 대통령은 KBS 국정원 간첩사건 불방사태 등 방송 공정성 논란이나 해직 언론인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그동안 '방송장악'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돌았는데,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방송장악'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방송은 방송인의 몫"이라며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방송을 세계적인 방송으로 발전시킬 것을 당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와 방송계 및 유관기관 단체, 문화계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 언론노조는 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바깥에서 '공정보도, 해직언론인 복직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그러나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방송장악'이 없다"는 이경재 위원장의 말과 달리, 같은 시각 63컨벤션센터 빌딩 바깥에서는 방송장악을 규탄하는 현업 언론인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언론노조는 2일 오후 6시 30분 '공정보도, 해직언론인 복직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강성남 위원장은 "방송의 날은 대한민국이 주파수 주권을 회복한 날을 기념해서 제정한 것인데, 비록 현재 대한민국은 주파수의 주권을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주권의 주인은 국민이나 시청자가 아니라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강성남 위원장은 "이땅의 방송 주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피디 기자들은 해직되어 거리로 내쫓겼는데, 방송의 날이라고 해서 무엇을 축하할 수 있겠느냐. 도대체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 무엇을 축하하는지 궁금하다"며 "완전히 장악된 방송상황을 축하하는 것인가, 아니면 알아서 기고 있는 공영방송사 사장들을 축하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와 대한민국의 언론상황에 대해 협의해야 할 사람들이 저 안에 있다"며 "이 나라 방송환경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석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길환영 KBS 사장이 정권에 누가 될 것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추적60분 불방을 지시했다. KBS 출신 사장이 정권의 푸들 노릇을 하고 있다"며 "정권에 잘 보인다면 1년, 2년 사장 노릇을 더 할지 모르지만 그 일은 영원히 KBS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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