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사진이 적잖이 '연출'된다는 건 업계에선 상식이다. 사진 연출이 저널리즘 규범을 어겼다고 말하는 것은, 옳을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는 않다. 사진 속 인물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연출이다. (▶ 참조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연출을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건 연출의 의도와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있을 수 없으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은 가능하다.
여기, 독자 여러분에게 <미디어스>의 연출 사진을 공개한다.
<중앙일보>가 10일 미국산 쇠고기 사진 조작 사건에 대한 경위 조사 결과를 밝혔다. 현장기자의 보도 윤리 위반은 인정했지만, 이것이 신문에 실린 건 부작위이자 불가항력이었다고 한다.
"사진부 내근기자는 이 사진에 아는 얼굴이 없어, 손님들이 들어온 뒤 찍어보낸 사진으로 잘못 알고 출고했습니다.…편집국에는 많은 야근자가 있었지만 역시 사진의 문제점을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경제부문 기자는 뒷모습만 노출돼 동료기자들도 누군지 알 수 없었고, 인턴은 근무한 지 이틀밖에 안 돼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 10일치 2면)
놀랍게도 문제의 사진은 미디어스의 사진과 정확한 대칭구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