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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영상 부문 해체' 벌써 1년…현주소는?업무 비효율성 등 각종 문제점 노출…"MBC에 부메랑 될 것"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8.23 14:23

지난해 8월 17일은 MBC 카메라 기자들에게 '악몽의 날'로 기억된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영상취재1부·2부, 시사영상부 등이 속한 보도영상 부문을 해체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카메라 기자들은 "파업 참여에 대한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회사 측의 강행으로 이들은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등 10여개 부서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당시 MBC는 보도영상 부문 해체의 목적으로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제시했다. 보도영상 부문이 해체된 지 벌써 1년, 과연 MBC의 말대로 카메라 기자들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제고됐을까?

   
▲ 한 MBC 카메라 기자가 2008년 12월26일 언론노조 총파업을 취재하고 있다. ⓒ미디어스

<미디어스> 취재 결과, 지난 1년간 △업무 비효율성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전무 △영상의 질 하락 우려 등 각종 문제점들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MBC 카메라 기자들은 현 상태가 유지되면 타 방송사와의 경쟁에서 점차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복되는 업무 비효율성 문제

보도영상 부문이 존재했을 때는, 타 부서에서 카메라 촬영 요청을 하면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각 카메라 기자들의 장·단점을 알고 있는 '컨트롤 타워', 즉 부장의 존재로 인력의 최적화 배치가 가능했던 것. 그러나 현재는 부서 폐지로 이러한 과정이 사라졌다.

MBC의 A 카메라 기자는 "카메라 기자마다 특성이 있다. 어떤 기자는 현장 영상을 생동감있게 담아내고 다른 기자는 영상미를 추구한다"며 "과거에는 아이템이 있으면 기자의 특성별로 적합한 위치에 배치되곤 했다. 그러나 부서가 쪼개지다 보니 이러한 장점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부, 경제부 등 부서별로 나뉜 카메라 기자들이 현장을 중복 취재하는 일도 벌어진다.

B 기자는 "(영상 부문 해체 이전에는) 각 부서에서 비슷한 아이템을 가지고 취재를 할 경우에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해 효율적으로 촬영했었다. 또 체계적인 영상 취재 시스템을 통한 필터링도 가능했다"며 "그러나 현재는 그런 커뮤니케이션과 시스템이 없다 보니 동일한 현장에서 카메라 기자들이 마주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효율성을 제고한다고 했지만 되레 저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A 기자도 "수해와 같은 대형 사고가 나면 과거에는 최소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대의 효과를 내곤 했다"며 "시시각각 벌어지는 사고에 재빨리 대응이 됐지만 현재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 보니 대응력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카메라 기자가 많은 KBS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나, 현재 MBC는 이도저도 아닌 수준이다"고 꼬집었다.

전문인력 양성 기회 사라져

카메라 기자들을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내는 시스템 자체가 흔들림에 따라, 장기적으로 MBC의 영상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상당하다. 과거 MBC 역사에서 카메라 기자들이 가졌던 위상은 상당했다. 1974년 선보인 MBC <카메라출동>은 영상 전문가들의 저력을 보여준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는 영상취재부서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C 기자는 "2000년 초반 화제를 불러 모았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카메라 기자들의 성과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사교양PD들의 기획이지만 방송에 나온 핵심 자료들은 그동안 당장은 보도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역사를 기록해 왔던 MBC 카메라 기자 선배들로 인해 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C 기자는 "카메라 기자들은 곧바로 방송이 안 되는 것이라도 기록을 충실히 한다. 이 자료들은 쌓이고 쌓여 방대한 기록물이 된다"며 "그러나 자부심과 정체성이 거세된 카메라 기자들이 의욕을 갖고 기록하긴 어려운 상황이고 부서가 사라진 상황에서 통합적으로 자료관리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MBC가 지닌 가치가 후퇴될 것"이라고 말했다.

D 기자는 "HDTV에서 UHDTV로 방송 환경이 변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 새로운 영상기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영상부서가 있을 때는 조직적 차원에서 대비하고, 방송 전문성에 대한 재교육도 진행됐었다. 타사들은 내부 교육도 하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할 텐데, 간부들은 이에 무관심하다"고 꼬집었다.

MBC 경영진들의 무관심…"부메랑될 것"

카메라 기자들의 반발은 1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MBC 경영진들은 이에 무관심하다. 김장겸 보도국장과 간부들은 지난 16일 영상ㆍ편집 기자들의 이름 자막(네임수퍼)을 삭제하는 방침을 결정해,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보도부문 장재현 부위원장은 "영상에 대해 경영진들의 근본적인 인식이 부족하다. 공채 등 인력 충원을 요구하면 'VJ 써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온다"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도국장 등 경영진들에게 부서 해체에 대한 평가를 물었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작금의 상황이 단기간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멀리 봤을 때는 MBC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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