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잡지 등의 발행 유료 부수를 조사·발표하는 한국 ABC협회가 지난 2002년과 2003년 각각 한 차례씩 조선일보 부수를 부풀려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자 경향신문은 1면 <ABC가 부수 조작>과 3면 <"그 수치면 곤란" 부탁에 2년간 8만부 부풀려>에서 이 같이 밝히며 한국ABC협회 전 직원 A씨의 발언을 통해 "협회 간부들이 유료 부수 조사 팀에 조선일보에 대한 조사 수치를 조작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 경향신문 7월 9일자 1면.
경향은 "협회 간부들은 무료 구독자가 유료 독자로 전환한 경우 수금 개시일 전 2개월까지만 유료 부수로 인정하는 규정을 어기고, 3개월까지 유료 부수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조작했다"고 밝혔다.

한국ABC협회 전 직원 A씨가 증거로 제시한 문건에 따르면 ABC협회는 조선일보가 2002년 유로부수를 191만4045부 라고 신고하자 조선일보 지국 30곳을 조사대상으로 선정, 2003년 5월부터 5개월간 4개 조사팀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전수 조사 결과 부수는 조선일보가 신고한 부수의 88.7%인 169만 9430부로 나왔다"며 "그러나 협회 간부들은 '조선일보 신고 부수의 90%(172만3115부)수준에 맞춰야 한다며 협회 조사 부수보다 5만6000여부 많은 175만 6193부로 수치를 조작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경향은 또 "ABC협회는 앞서 2002년에도 2001년치 유료 부수 조사를 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조선일보 유료부수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선일보가 유료 부수를 192만 9441로 신고하자 조사결과 부수가 3만 여부 부풀린 180만6755부를 유료 부수로 공표했다"고 보도했다.

▲ 경향신문 7월 9일자 3면.
한국ABC협회의 신문 유료 부수 조사는 조사대상 신문사의 본사와 지국 가운데 표본추출한 30개 지국을 대상으로 팀당 2명씩 4팀이 직접 현장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문사가 먼저 유료 부스를 신고하면 협회가 실제 조사 후 환산해 공식 유료부수를 확정한다.

한국ABC협회는 발행부수공사기구로 지난 1989년 신문잡지 등의 발행 유료 부수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해 적정한 광고 요금을 산정하기 위해 공적자금 등을 투입해 설립된 기구이다. ABC협회가 발표하는 종합일간신문 유료부수는 공인자료로 사용되며 기업들의 광고 단가나 횟수 결정에 주요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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