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MBC < PD수첩> 수사에 5명의 검사를 배치하고 제작진에게 원본 테이프를 요청하는 등 대대적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을 두고 언론계 안팎에서 "이명박 정권을 위한 표적 수사"라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조합원 500여명은 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 결의대회'를 갖고 "검찰은 촛불을 잠재우려는 이명박 정권의 요구에 부응하며 정권의 '똘마니'임을 자처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조합원 500여명은 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송선영
이날 결의대회에는 현업 언론인 뿐만 아니라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통합민주당 김재윤 의원 등의 정치인들도 함께 자리해 검찰의 < PD수첩> 표적 수사를 규탄했다.

먼저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앞으로 시사프로그램 편집을 검사들이 다 편집해 준다고 하더라"고 우회적으로 검찰을 비판하며 말문을 열었다.

최 위원장은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에서 아이템이 엄청 쏟아지고 있고 이렇게 정부가 앞장서서 아이템을 제공해주고 있다"며 "<웃찾사>, <개그야>, <개그콘서트>의 정치 개그 소재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제 본부장은 "지금 우리들이 이렇게 검찰 규탄 집회를 갖게 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각자 현업에서 국민들을 위한 공영방송을 만들어야 할 조합원들이 세상과 검찰이 미쳐 돌아가기에 이 자리에 있다"며 규탄했다.

박 위원장은 "<PD수첩> 수사에는 진실을 알리고 공영방송의 의무를 다한 < PD수첩> 하나만을 잡아 이명박 정권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며 "이 과정에서 검찰이 권력의 시녀이자 주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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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검찰이 어떤 생각으로 < PD수첩>을 수사하고 있으며 누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오히려 검찰에서 이런 수사를 왜 들고 오냐며 정치권에 반발해야 하지만 5명이나 되는 검사를 붙여 압수수색을 한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서울지검 안에는 함께 법 공부를 한 동기 검사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법을 공부할 당시 우리나라 법이 피해자도 없는 명예훼손을 수사하자고 가르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는 검사 스스로가 정권의 시녀가 되겠다고 한 것이고 검찰 스스로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며 "국민들과 함께 언론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은 정권 경호용 < PD수첩> 표적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검찰은 국민을 두려워해야지 권력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고 지금 검찰의 행태는 검찰 사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권력이 정의를 세우도록 검찰이 인정한 순간, 존재 의미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며 "검찰이 팔아먹은 '정의'를 언론과 국민이 똑바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이들은 오후 7시부터 여의도 MBC 남문 광장에서 열리는 '< PD수첩>지키기 촛불문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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