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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내용없는 김기춘 보도…차라리 종편이 나아[비평] 지상파와 종편의 김기춘 비서실장 검증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8.06 11:49

김기춘 새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진보, 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3사는 판에 박힌 보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중동 종편 3사는 지상파가 하지 못하고 있는 분석과 검증을 나름의 기준으로 보도했다. 

'복사기'로 만든 뻔한 지상파 뉴스…검증 없는 앵무새

지상파 3사는 새 비서진 인선을 보도하고 야당의 반박을 붙인 뒤, 이번 인선에 대한 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뉴스의 얼개를 구성됐다. 철저한 검증 대신 야당의 "시대착오적인 인사"라는 발언 하나만으로 인선에 대한 비판적 반응을 전했을 뿐이다. 또 지상파 3사는 이 문제에 대해 단지 2~3 꼭지만을 할애했다. 6~7개의 꼭지를 할애한 종편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KBS는 <개편인사…비서실장 김기춘>(1번째)에서 김 비서실장에 대해 "3선 의원을 지낸 여권의 원로이자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라고 설명했고 이어지는 리포트 <사실상 문책?>에서는 "청와대는 하반기 국정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쇄신이라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정부 출범 다섯 달만에 청와대 참모진 절반 가량이 교체된데 대해 문책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 MBC의 5일자 <청와대 비서진 전격 교체>와 KBS의 <사실상 문책?>

MBC도 <청와대 비서진 전격 교체>(1번째)에서 김 비서실장에 대해 "신임 비서실장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은 친박계 핵심인사이며, 검사 출신으로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입법과 행정분야를 두루거쳤다"고만 평가했다.

2번째 리포트인 <국정장악 고삐 쥔다>에서는 "국정 과제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박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정무를 지원하고,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정무수석은 외교안보 사안을 돕는, 이른바 '협업 체제 가동'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MBC는 "이번 인선에 대해 새누리당은 경륜과 능력의 전문가 선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김 비서실장이 새 시대에 제대로 대처해 나갈지 우려스럽다고 혹평했다"며 여야의 입장을 짤막하게 전했다.

SBS도 두 공영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SBS는 <비서진 '깜짝' 개편…새실장에 김기춘>(1번째)에서 "신임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3선 의원을 지낸 여권 중진으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며 "새누리당은 '경륜과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기용했다'고 평가했지만, 민주당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해 '시대착오적인 인사'라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다만 SBS는 2번째 꼭지 <사실상 문책성 인사…왜?>에서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을 외곽에서 돕고 있는 원로 그룹 7인회의 회원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발탁배경으로 꼽힌다"며 '7인회'를 설명했지만, 7인회에 대한 평가와 검증은 빠져 있다.

종합해 보면, 지상파 3사는 2~3꼭지를 할애한 똑같은 형식의 리포트 구성으로 사실 전달에만 주력을 할 뿐, 언론으로서의 검증과 비판을 사실상 포기한 모습을 보였다. '7인회' '초원복집' 등 김 비서실장의 전력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종편 3사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야당의 입 빌려 '비판의 칼' 들이댄 종편

종편채널은 6~7개의 꼭지를 이번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 할애했다. 지상파 3사와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채널 A는 <2기 靑 출범…새 비서실장 김기춘>(1번째)에서 "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 '7인회' 멤버인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지낸 경력도 있다"며 "야당은 유신헌법제정 참여했던 김기춘 비서실장의 과거이력을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 채널A 5일자 보도. 동아일보 정치부 조수진 차장이 나와서 비서실장 인선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초원복집'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뿐만 아니라, 채널 A는 <2대째 인연…최측근>(4번째)에서는 "김 비서실장은 소장검사로 유신 헌법 제정에 직접 관여했고, 정수장학회 1기 장학생으로 최근 박정희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대를 잇는 인연의 측근을 앉힌 데는 청와대 분위기 쇄신과 국정 컨트롤타워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야당은 김 비서실장이 14대 대선 당시 여권이 관권을 동원해 지역감정을 조장한 '초원복집' 사건의 당사자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김 비서실장의 유신헌법 초안 작성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이력도 문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리포트 <朴 원로그룹 '7인회' 부상>에서는 7인회 멤버 김기춘, 현경대, 김용환, 최병렬, 강창희, 김용갑, 안병훈의 이력을 상세히 설명했다. 다만, 이 리포트에서 7인회에 대한 평가는 빠져 있다. 

JTBC는 <육영수 여사 피격부터…40년 인연>(2번째)에서 "1972년 유신헌법 제정 때 초안 작성에 참여했고 박 전 대통령 임기 말엔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했다"며 "육영수 여사의 피격 사건을 공안검사이던 김 실장이 조사하고 범인인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내며 박 대통령과의 인연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17대 국회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2005년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당시 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을 도왔다"며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법률지원단장으로 박 대통령을 위해 뛰었다"고 밝혔다.

4번째 꼭지 <김기춘 비서실장 '호된 신고식'>에서는 김 비서실장이 시청앞 광장에서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민주당을 방문한 소식을 전하며 "민주당은 이번 인사가 야당과의 소통을 거부한 불통 인사라고 공격했다"고 밝혔다.

JTBC는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 "최친박 친정체제 완성이며 7인회라 불리는 인의 장막이 다시 대통령 주변에 쳐지는 느낌이다"와 박영선 의원의 발언인 "(김 비서실장)은 유신헌법 초안을 만들었고…1992년 12월, (김영삼 후보 지원 논의한) 초원 복집사건 당사자로 정치검사의 상징적 인물인만큼 박근혜 정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를 인용해 간접적으로 인선의 문제를 드러냈다. 

   
▲ JTBC 5일자 보도 <김기춘 비서실장 '호된 신고식'>

TV조선은 <친정체제구축>(2번째)에서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정희 대통령 당시 청와대 비서관으로 일해 '부녀'대통령을 모시는 기록을 세웠다"며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지내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인연"이라고 설명했다.

또 TV조선은 "친박 실세들도 김 실장 앞에서는 위세를 부리기는 힘들어 당정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평이 있다"며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을 앞세워 친정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겠다는 뜻을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4번째 꼭지 <'전면 등장' 7인회>에서는 채널A가 그랬던 것처럼, 박 대통령의 측근 원로인사 7명을 설명했다. TV조선은 "좌장 격인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기파랑 대표, 김용갑 전 의원이 있다"며 "강창희 국회의장,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멤버"라고 밝혔다.

   
▲ TV조선 5일자 <'전면 등장' 7인회>

5번째 꼭지 <"시대착오적 인사" 혹평>에서는 비서진 인선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고 있는 야당의 입장을 전했다. TV조선은 "민주당은 김기춘 전 의원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을 시대착오적 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신 시절 공안검사로서 오욕의 한국 헌정사에 일조한 장본인이라는 것"이라며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을 담았다. TV조선은 또 "14대 대선때는 법무장관 신분으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면서 지역감정을 조장한 초원복집 사건의 주역이란 점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종편 3사는 매체에 따라 비판의 정도는 다소 다르나 많은 시간을 비서진 인선 교체에 할애했다. 또 강력하게 비판한 야당의 입장을 반영했고 '7인회' '초원복집 사건' '유신헌법 참여' 등 김 비서실장의 전력을 파헤쳤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치적 이슈를 외면할 때, 종편 3사는 이슈에 대한 자체적 '분석'에 힘을 쏟았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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