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6일 촛불교회 천막을 강제 철거한 것과 관련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는 "서울시청과 경찰은 기독교사에 잊지 못할 만행을 저질렀다"며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 소속 목회자들은 7일 오후 1시 2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교회 강제철거는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사탄적 침해행위이며 한국 교회에 대한 엄중한 도전행위"라며 "서울시청과 경찰의 행동은 한국 교회의 규탄과 하나님의 심판을 벗어날 수 없다"고 성토했다.

▲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 소속 목회자들은 촛불교회 강제철거와 관련, 7일 오후 1시 2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선영
서울시는 지난 6일 경찰과 시청 소속 용역 직원을 동원해 오후 3시부터 촛불교회, 진보신당, 한국사회당 등의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이들은 당시 강제 철거 과정에 대해 "촛불시민과 최후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청측에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소속 목회자들이 각자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자진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몇 시간만이라도 철거집행을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강제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평화의교회 김성윤 목사는 "다른 날도 아닌 '주일날' 촛불교회를 강제로 철저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마음속에 커다란 분노가 생겼다"고 강제 철거 과정을 규탄했다.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도 "철거를 강행한 것은 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촛불교회를 무참하게 강제 철거한 것은 이 정부가 돌아도 단단히 돌았구나 생각했다"고 비난했다.

최의팔 목사 역시 "기독교인들 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이기 때문에 잘 할 줄 알고 박수친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촛불교회를 강제 철거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더 이상 장로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최 목사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장로로서 교인들을 섬기고 시민들을 섬겨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장로로서 하나님을 두려워해야지 미국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서울시청과 경찰의 촛불교회에 대한 강제철거를 규탄한다>는 성명에서 "우리는 광우병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생명을 지키고 나라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믿음의 결단으로 천막교회를 세웠다"며 "촛불교회가 세워지자 촛불시민들은 환호성으로 받아들이고 그동안 보였던 일부 한국 보수교회의 죄악을 용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비록 천막은 철거되었지만 이 시대 역사의 현장에서 민중들의 삶의 바닥에 촛불교회는 세워질 것이고 세상을 향한 교회의 증언과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천막이 없으면 깃발로, 깃발이 없으면 몸으로, 몸이 없으면 영혼으로 이 자리를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촛불교회에 대한 강제철거를 자행한 서울시장은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라" "촛불 시민이 요구하는 재협상을 실시하라" "평화시위 보장하고 폭력진압 중단하라" 등을 요구했다.

▲ ⓒ송선영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경호 목사는 "일부 언론에서 우리들이 촛불천막을 자진 철거했다고, 또 원불교와 개신교가 촛불집회와 관련한 모든 일정을 접겠다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이는 전혀 상의된 바 없는 내용으로 개신교는 시민들과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일부 언론들이 우리들의 단결을 와해시키려 한다"면서 "이는 촛불을 끄기 위한 일부 언론의 언론플레이"라며 기자들에게 신중한 보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오후 1시 50분 즈음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서소문 별관으로 이동해 촛불교회 강제 철거에 항의하며 오세훈 서울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목회자들의 행동이 저지당해 일부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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