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본격 조명한 <SBS 대기획-신의 길 인간의 길> 관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엄신형 목사·아래 한기총)의 반론보도 요구에 대해 SBS(사장 하금열)가 '수용불가'의 뜻을 5일 한기총 측에 전달했다.

한기총은 지난 4일 "<SBS 대기획-신의 길 인간의 길>이 기독교의 핵심진리인 부활과 동정녀 탄생을 신화로 묘사하는가 하면,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고 역사적인 사실 자체까지 의문을 품게해 기독교신앙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오후 5시경 서울 목동 SBS 사옥을 항의방문한 바 있다.

▲ 한기총 측이 서울 목동 SBS사옥을 항의방문해 SBS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SBS
4일 임원회의를 연 한기총은 "SBS 방송에 법률적인 대응을 포함한 모든 합법적인 방법들을 강구하기로 했다. 전국교회에 지상파 방송에 의해 기독교 진리가 훼손되는 심각한 상황이 극복되도록 기도해 줄 것을 당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항의방문만 계획했던 한기총 측은 SBS를 방문한 후 사측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 SBS 사옥 15층 회의실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으나, SBS가 1차 방영분에 대한 한기총의 반론내용을 2차분에서 방영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합의하자 오후 11시30분경 농성을 중단했다.

SBS 노조 "한기총, 언론의 자유 심각하게 위협"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위원장 심석태)는 지난 5일 '한기총은 협박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SBS본부는 "'신의 길 인간의 길'은 예수와 기독교를 객관적·학문적 시각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으로 기독교 신앙을 폄훼할 의도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결코 아니다"라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한기총 임원진의 행태를 준열하게 규탄하며, 반론을 내보내지 않으면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한기총의 압력을 단호히 물리쳐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SBS본부는 이어 "한기총의 반론 요구는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언론을 옥죄는 행태"라며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만이 진리이고 다른 시각과 태도는 용인할 수 없다는 한기총 임원진의 막무가내식 행태는, 종교 간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는 <신의 길 인간의 길>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SBS 대기획-신의 길 인간의 길> 4부작 시리즈는 제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 제2부 '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가 각각 6월 29일과 7월 6일에 방송됐으며 앞으로 제3부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7월 13일 방영), 제4부 '길 위의 인간'(7월 20일 방영) 등 2부작이 더 남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