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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택 부장이 빚어낸 MBC '2580' 오욕의 역사뒤틀린 이념과 막말의 연속…노사 25일 고충위에서 논의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7.24 17:50
   
▲ 지난 23일 오전 MBC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MBC 본부 제공)

안철수 후보에 대한 취재, 4대강 관련 업체들의 담합과 비자금 문제, NLL 심층 취재는 '취재 불가 판정'을 받았다. 삼성 노조 결성, 대선 기간 투표시간 연장 관련 기사는 대폭 축소됐고 영화 <맥코리아>와 인혁당 피해자 유족, 4대강 비판 인터뷰는 삭제됐다. 국정원 관련 보도는 아예 불방됐다. 그리고 기자들은 "종북 좌파"로 매도됐다. 파업 이후 MBC <시사매거진 2580>(아래 2580)에서 발생한 일들이다.

중심에는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이 있다. 심 부장은 지난달 23일 방영될 예정이었던 국정원 관련 보도 불방 사태의 총 책임자이나, 그는 담당 기자인 김연국 기자에게 총대를 메게 했다. 심 부장은 김 기자를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업적 평가에서도 최하 등급인 'R등급'을 부여했다. 2580 기자들은 합당한 근거가 아닌 감정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23일부터 MBC 본사 로비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심원택 부장의 뒤틀린 이념

심원택 부장은 지난해 언론노조 MBC본부의 장기 파업이 끝나는 날이었던 7월 17일, 2580 부장으로 부임했다. 5년가량 <경제매거진 M>을 담당한 심 부장은 주로 외주제작사 관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은 2009년 2월 MBC 공정방송노조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MBC 불공정 방송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일부의 간부들로 구성된 노조가 MBC 구성원을 대표하는 것처럼 비쳐지자, MBC는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사내 조직질서를 해치는 심각한 행위"라며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MBC 공정방송노조는 일종의 '간부 노조'로서, 부장대우 이하의 직원들을 가입 대상으로 하며 2007년 창립됐다. MBC 내에서는 '우파단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2009년 2월 5일자 조선일보 2면 기사 캡쳐, 빨간색 동그라미를 친 사람이 2580부장을 맡고 있는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이다.

심 부장의 뒤틀린 이념은 그의 언행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심부장은 지난해 10월 28일 방송된 '정치, 극장에 가다' 꼭지에서 인혁당 사건 피해자인 고 우홍선 씨의 부인이 당시 신문광고를 낸 것을 공개하면서 했던 발언과 인터뷰를 삭제했다. 이에 시민사회와 MBC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자, 심 부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고문에 의해 진술된 내용은 증거의 효력이 없어 무죄라 것과 인혁당 관련자들이 당시의 법을 무시하고 친북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라는 주장 등 두 가지 팩트가 존재한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 MBC가 지난해 11월 특보에 전제한 심원택 시사제작 2부장 해명글. 심 부장은 "인혁당 사건에 두 가지 팩트가 존재한다"면서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이 친북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밝혔다.

막말, 또 막말

심부장의 '막말'도 2580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2580 기자들에 따르면, 심 부장은 지난해 8월 부서 회의 도중 2580 기자들을 향해 안철수 관련 아이템 방송 불가를 통보하면서 "2580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노조 골수당원이다" "MBC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해있는데 그럼 모두 친북 종북 좌파가 아니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뿐만 아니다. 2580 기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아이템 회의에서도 자리를 비운 한 취재 기자에 대해 심 부장은 "개00"이라는 욕설을 했다. 욕설을 들은 다른 기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심 부장은 "자리에 없는데 뭐 어떠냐"며 기자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4월 '의문의 형집행정지' 특종을 한 임소정 기자가 청부살인을 당한 하양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관련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더 알리기 위해 취재 자료를 SBS 측에 제공하자, 심 부장은 기자에게 "SBS로부터 뭐 좀 받았냐" "피해자 유가족이 영남제분 측에 돈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 2580 기자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 방송 포괄적차별금지법 아이템 관련해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차별받는 것은 당연하다. 행실이 나쁘기 때문에 내가 고용주라도 고용하지 않는다. 부정한 일을 저질렀으니 감수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2580 기자들은 18일 성명을 통해 "심 부장의 상식 밖의 기사 판단과 도를 넘는 폭언은 사실 더 이상 거론하기가 지칠 정도"라며 "무능과 독선, 편견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심 부장의 횡포를 도대체 언제까지 견뎌야 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2580 업무 배제만 7명

   
▲ 심원택 MBC 시사제작2부장 (MBC)

이번 '국정원 보도 불방 사태'와 관련해 업무 배제 조치를 당한 김연국 기자를 제외하고도 2580에서 쫓겨난 기자는 6명이다.

2580 기자들에 따르면, 심 부장은 지난해 9월 2580 소속의 고현승, 김희웅 두 기자에 대한 인사이동을 요청했다. 그 결과 이들은 신천아카데미 '3개월 교육' 발령이 났다. 심부장의 이들의 발령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대지 않은 채 "성격이 잘 맞지 않는다. 자세한 이유는 나중에 밝히겠다"고만 밝혔다. 두 기자는 심 부장이 2580 기자들을 '종북친북좌파'로 매도한 것에 대해 기자들 대표로 항의했던 이들이었다.

11월에는 자신의 입장을 따르지 않았던 데스크 최장원 기자에게 '업무배제'를 지시하고 자신이 직접 데스크를 맡았고, 본지와 인터뷰한 김혜성, 김지경 기자를 징계위에 회부했다. 김혜성, 김지경 기자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올 1월 심 부장은 부국장으로 승진했고 그 자리를 유재용 전 2580 부장이 다시 맡았다. 이 둘은 '4대강 아이템'을 두고 충돌했다. 2580 기자들에 따르면, 심 부장은 감사원의 4대강 감사에 대해 "감사원이 정권이 바뀌자 정치적으로 감사를 한 것"이라며 감사 결과 부분을 대폭 축소했고 유 부장은 이에 몇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유 부장은 2580으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논설위원실로 발령됐다.

떨어지는 경쟁력

심 부장의 전횡은 MBC 시사 프로그램의 경쟁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예가 '형집행정지' 사건이다.

이 사건은 MBC가 특종을 했음에도 부장의 지나친 간섭으로 기자의 준비만큼 보도되지 못했다. 심 부장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팩트들을 의도적으로 삭제했고 기사를 축소하려 했다. 기사는 원본보다 분량이 대폭 줄어들어 방송됐다. 2002년 당시 사건 설명은 최소화됐고, 피해자 하양 아버지 인터뷰도 끝부분에 단 한 번 소개됐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특종으로 기억한다.

2580 기자들은 "심 부장은 특종 기사를 키우기는커녕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다"며 "회사는 사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속히 심원택 부장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는 25일 열리는 노사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심 부장의 전횡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고충처리위원회의 노사 대표 2인으로 사측에서는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과 이현숙 시사제작국장, 노조 측에서는 박재훈 홍보국장과 윤석호 편제부문 부위원장 등이 참석하게 된다.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심 부장의 '독단'이 해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스>는 24일 고충처리위원회와 관련해 백 본부장과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백 본부장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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