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SNS 리포트' 특종을 한 YTN 이승현 기자가 18일 방송기자연합회 선정의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수상했다. 이 기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등을 비난하는 국정원 의심 계정의 트윗수가 2만여 건에 달한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 YTN은 지난달 20일 새벽 5시부터 '국정원 SNS' 박원순 비하글 등 2만 건 포착!' 특종 리포트를 보도했으나, '리포트가 어렵고 애매하다'는 편집부국장의 판단에 따라 오전 8시 이후 방송이 중단됐다. (YTN 뉴스 화면 캡처)

이 기자는 지난달 20일 <'국정원 SNS' 박원순 비하글 등 2만 건 포착> 보도를 통해, "YTN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삭제된 '국정원 SNS' 의심 계정 10개를 중심으로 다시 복원을 시도했다"며 "복구된 트윗글과 인용글은 모두 2만여 건이었다. 이 가운데 박원순 시장과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등과 관련한 글이 2천여 건으로 특히 많았는데, 비판 일색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 기자는 "이같은 글들이 전파되는 리트윗 과정을 보면 석연찮은 점이 포착됐다"며 "박원순 시장을 비난하는 글들은 하나같이 같은 시각에 다른 아이디 40여 개가 리트윗을 했고, 반값등록금 관련 글의 경우에는 몇 분 사이에 150여 개가 한꺼번에 리트윗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사라진 국정원 의심계정 10개와 별도로 다른 계정들이 트위터에서 조직적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리포트는 20일 오전 돌연 방송이 중단됐고, 중단을 지시한 임종렬 편집부국장은 "리포트 내용이 좀 어렵고 애매하니 그만 내도록 하라"는 말을 PD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홍렬 보도국장은 "편집부국장이 판단해 내린 통상적인 업무지시의 일환"이라며 "데스크의 경륜과 양심에 의해 내려진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리포트와 관련해 국정원 직원은 같은날 오전 8시 30분경 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국 회의에서 기사 가치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다. 단독이라는 것에 대해서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YTN 보도국 내부 인사가 국정원에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종욱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18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렵고, 애매하다는 이유로 불방을 시킨 YTN 간부들에게 되묻고 싶다"며 "간부들의 관점에서 보면 방송기자연합회는 말도 안 되는 리포트에 상을 준 꼴 아닌가. 훌륭한 가치를 인정받은 보도가 정작 내부에서는 폄하됐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내부 구성원들의 보도와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권력기관 눈치만 보는 경영진의 행태는 언론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것들이 제대로 잡힐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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