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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뮤지션 "음원 유통 않는 게 돈 더 벌어"문화예술계 '乙의 눈물 공감' 간담회 열려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7.17 18:46

"적지 않은 수의 20, 30대 인디 뮤지션들이 음악 활동을 통해 월 10만원 수준의 수입을 벌고 있다. 각종 자료에 따르면, 인디 뮤지션 중 월 평균 수입 100만원 미만이 60% 정도 된다. 이것도 순수 음악 활동이 아니라 각자가 하고 있는 알바, 레슨 등 모두 고려한 것이다. 자기 음악 활동을 통해서 버는 돈이 수입의 10%도 안 되는 게 태반이다."

인디뮤지션 '회기동 단편선'씨(본명 박종윤)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을(乙)의 눈물' 공감>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문화예술계 '을(乙)의 눈물' 공감>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을'살리기 비대위가 주최하고 최민희 민주당 의원과 참여연대가 주관한 간담회다.

인디뮤지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와 생활고를 겪다 생을 마감한 최고은 작가, 각시탈 보조출연자 박희석씨 등 문화예술계의 잇따른 비보는 '예술인 복지법' 시행으로 이어졌으나, 부족한 예산, 법체계의 괴리 등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에 올 1월 최민희 의원은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간담회가 열리기 전 최민희 의원은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죽음으로 문화예술계 '을'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되었지만 실효성이 없다"며 "최고은 작가뿐만 아니라 인디뮤지션 달빛요정만루홈런, 보조출연자 박희석 씨 등 문화예술계 사방에서 을의 눈물이 아닌 통곡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제라도 문화예술계 을들의 목소리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안전망에 벗어나 있는 문화예술인

   
▲ 인디뮤지션 '회기동 단편선' (오마이뉴스)

간담회 취지대로 문화예술계의 절망적 노동환경에 허덕이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자칭 '포크(folk)노동자' 단편선씨는 9년차 인디뮤지션이며 현재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단편선씨는 "초기 5년 동안 클럽 공연에서 공연비를 받아 본 적이 딱 2번 있었다"며 "이를 지급하는 클럽 주인과 레이블 사장들과 싸울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못하며 그들도 열악한 처우에 있다"고 밝혔다.

단편선씨는 불합리한 구조의 한국 음원시장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했다. 그는 "공연으로 벌 수 있는 돈도 적지만 음원으로 인디 뮤지션이 벌 수 있는 건 없다"며 "소녀시대나 샤이니 정도면 음원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지만, 인디 뮤지션의 경우 음원 유통을 하지 않는 게 돈을 더 번다. 그만큼 한국의 음악 시장은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열악한 처우로 굶주리고 있는 이들은 이 뿐만 아니다.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120억짜리 영화에 막내 스태프가 받았던 돈은 60만원이 전부였다"며 "국회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근로계약을 할 때, 갑에게 표준계약서를 작성토록 강제해 달라는 것이다. 또 우리가 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지고 사회안전망에 들어가게 노동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다수가 겪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라며 "영화산업에서 다수는 스태프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면서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해'라고 생각하지만 중소기업도 자본"이라며 "최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 등, 중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환경부터 개선되는 게 경제민주화의 진짜 의미일 것"라고 밝혔다.

예술인소셜유니온 준비위원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아라 그래픽디자인 생산노동자는 "많은 분들이 디자이너하면 '있어 보이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이 예술인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조차 자각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며 열악한 처우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에게 허용되는 건 창조가 아니라 오너, 혹은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맞추는 것뿐"이라며 "오너들은 그래픽디자이너들을 그래픽 툴을 다루는 기술자 정도로 생각한다. 또 박봉에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정규 대학을 다닌 신입 디자이너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당연시되며, 주말 출근·야근을 거의 매일 하고 있지만 80만원 정도를 받는다"며 "디자이너가 수주, 영업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회사가 어렵다 싶으면 가장 먼저 해고되는 게 디자이너들이다"라고 밝혔다. 

문제갑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정책의장은 "활동하는 연기자들은 5000명이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300명을 조사한 결과 70%가 연소득 천만원이 안 된다"며 "이것도 활동을 하는 연기자들만 대상을 한 통계다"라고 설명했다.

문 정책의장은 "KBS를 정점으로 방송산업계가 수직 계열화돼 있다"며 "KBS는 25년 동안 해온 협상을 하루아침에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통보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을'살리기 비대위가 주최하고 최민희 민주당 의원과 참여연대가 주관한 <문화예술계 '을(乙)의 눈물' 공감>이 1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미디어스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연대해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헌욱 변호사는 "정부가 문화예술에 지원을 하고 있지만 최소 수혜자들에 그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지는 따져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특히 문화예술계는 '형님, 동생'하는 인간관계가 더욱 불공정성을 유발한다"며 "민간에게 맡기는 방식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거래 관계에서 갑에 위치에 있는 이들 중 특정인을 담당관으로 지정해 그에게만 거래에 개입할 수 있게 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 장치가 있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을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연대해야 한다"며 "주변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을'들이 있다. 개인이 싸워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최민희 의원은 "문화예술계는 노동자이기 전에 창작자라는 인식이 강해 연대 조직을 구성하기 어렵다"며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뿐 아니라 '저작권법'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 '스크린 독과점 금지법' 등, 을을 지키기 위한 법안들을 9월 국회에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문성근 더불어사는세상 시민문화학교 대표는 "갑이 문화예술인을 산업구조의 부품으로만 여기고 있고 을들도 스스로를 창작자로만 인식해 왔다"며 "갑도 이들이 '창작 노동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문화예술인은 생존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 간담회에 앞서 인디 뮤지션 '처절한 기타맨'이 공연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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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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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닉유스 2013-07-30 12:46:57

    홍대펑크 이후로 10년동안 꾸준히 별 재능과 개성을 못보여준 인디가 거지가 되어 돌아왔구나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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