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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국정원 보도, '조중동'과 대동소이'국정원 사태 언론 점검 긴급 토론회'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7.09 14:15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 이후 언론의 보도행태를 점검하는 토론회가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국정원에 불리한 보도를 축소하는 공영방송 KBS, MBC와 보수언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프레임이 대동소이하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민언련 이희완 사무처장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집회' 관련 보도가 보수언론과 공영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 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민언련,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한 '국정원 사태 이후 언론 보도행태 점검 긴급 토론회'가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미디어스

민언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1일까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서는 '촛불집회'와 관련한 보도가 전무했다. 조선일보는 24일과 29일 두 차례 보도를 했다. 이는 각각 10번과 11차례 보도한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치다.

KBS와 MBC는 같은 기간 단신으로 1회 보도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시작된 5월 2일부터 11까지 열흘동안 지상파 3사는 각각 7번씩 보도할 정도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당시에는 지상파 3사가 촛불시위 현장을 직접 연결해 현장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사무처장은 "현재 언론들은 시국회의와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관련내용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경우 대선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는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면서 촛불집회를 '정권의 정통성 흠집 내기'라고 호도하거나, 일부 단체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반미 자주 투쟁'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집회를 폄훼하고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2008년 초반만 해도 MB 정권의 언론 장악 영향력이 공영방송 전반에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촛불 보도가 나갈 수 있었다"며 "현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언론 노동자들과 언론노조, 시민사회가 함께 모여서 지적을 해야 하며 내부 투쟁 못지 않게 외부 여론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 4월 24일자 김창균 부국장의 칼럼.

토론자로 참여한 한겨레 최원형 기자는 공영방송 MBC, KBS와 보수언론의 보도 프레임은 유사하지만 보도의 목적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기자는 "KBS, MBC의 경우 언론장악 시도가 완성돼 뉴스 가치를 판단하는 언론사 내부의 데스킹 기능이 오염됐다면 조중동으로 통칭되는 보수언론들은 국정원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사안을 축소하거나 권력기관을 비호했다"며 "보수언론들은 국정원, 새누리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행위자'로서 기능을 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지면 1면에 김창균 부국장의 칼럼을 실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월 '대선여론 조작 목적이면 330위 사이트 골랐겠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1면에 싣고 국정원 직원 김 씨가 대북심리 업무를 했다는 국정원 주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최 기자는 "실체와 근거가 없는 보수언론의 칼럼을 새누리당 의원과 대변인이 인용하는 방식으로 프레임이 확대 재생산된다"며 "이들은 또 국정원 전문을 받아 동일한 제목으로 1면을 뽑고 본래의 내용을 왜곡했다. 국정원 사태가 지닌 의미와 가치를 더 잘 알기 때문에 '행위자'로서 역할을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기자는 "보수 신문들은 민주주의 수호보다도 현 정권의 존립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며 "한때 우리사회에서 언론개혁 얘기가 나올 때가 있었다. 이번이야말로 실질적 개혁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최진봉 교수는 공영방송의 국정원 축소보도를 지적하며 "한국에서는 저널리즘 원칙 자체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성, 객관성 등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국정원에 대한 비판 보도 대신 축소, 왜곡, 물타기 보도가 넘친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해묵은 논쟁거리지만 결국 공영방송 사장의 선임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권력이 사장을 선임하는 구조적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공영방송의 편향적, 친정권적 성향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교수는 국정원 사태 이후 드러난 언론들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폴리널리스트(Polinalist) 제도적 규제 △KBS 수신료 문제에 대한 적극 대응 △ 탐사 저널리즘의 부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YTN지부 임장혁 공추위원장도 최 교수가 제기한 탐사 저널리즘 필요성에 동의하며 "YTN이 보도한 '국정원 SNS 특종'이 1달 동안 취재했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임 공추위원장은 "현재 이 특종 보도가 불방되고, 국정원 직원이 보도국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YTN기자들은 이홍렬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공추위원장은 "권력과 언론이 유착할 때, 언론사 전체가 유착하는 게 아니라 일부 간부들만 유착한다"며 "그들의 특징은 자기 자리와 이익을 위해서 회사의 보도를 막는다. 검찰이 YTN의 특종 리포트와 관련해 자료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꼼꼼한 취재가 바탕이 된 보도였지만 회사 간부들이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가치를 폄하하고 불방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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