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으로부터 소외된 현장을 직접 찾으며 420km에 달하는 순례를 마친 YTN해직기자들이 28일 오후 6시 30분께 '공정방송을 위한 YTN해직기자 국토순례단' 해단식을 가졌다.

70여 명의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은 언론노조 산하 각 지부 조합원, 언론 시민사회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YTN 사옥 앞에서 해단식을 열고 YTN해직기자(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를 맞이했다.

▲ '공정방송을 위한 YTN해직기자 국토순례' 해단식 ⓒ미디어스

국토순례단 단장을 맡았던 조승호 기자는 "무엇보다 YTN조합원들, 언론노조 지부장님과 일반 시민들, 격려 방문해준 분들 덕분에 매일매일 힘을 얻었다"며 "드디어 19일간의 순례를 무사히 마쳤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의 환대에 울먹거린 노종면 기자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는 힘들었다"며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메시지를 읽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발바닥 통증도 싹 사라졌다. 너무나 고맙다"고 밝혔다.

정유신 기자는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출근길이었다"며 "19일 동안 400여 km를 걸어서 다시 YTN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정 기자는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겠나. 불법사찰의 산물 배석규는 여전히 자리에 급급해 후배들의 열정을 밟아 눌렀다"며 "그러나 19일 동안 느린 취재를 통해서 저희가 느꼈던 것들이 있었고 동료들이 충분히 공감했으리라 믿는다.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우장균 기자는 "문자 메시지 등 여러 성원을 보내주신 조합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보다 더 나은 나의 친구이자, 나의 해직기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권석재 기자는 "정말 힘들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다. 영혼이 맑아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고 복직하면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공정방송을 위한 YTN해직기자 국토순례' 해단식 ⓒ미디어스
▲ '공정방송을 위한 YTN해직기자 국토순례' 해단식 ⓒ미디어스

이에 답사로 장아영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은 "수고 정말 많으셨고 환영한다"며 "나에게 타사 취재기자가 물어봤다. 그가 'YTN 노조의 원동력이 무엇이냐'라고 물어, 6명의 YTN해직기자라고 답을 했다"고 밝혔다.

장 조합원은 "사실 우리가 선배들 힘낼 수 있도록 했어야 했는데, 도보를 걷는 걸 보면서 많이 아프고 죄짓는 마음이었다"며 "곧 출근하실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투권 YTN기자회장은 "해직기자 선후배 동료들이 묵묵히 걷고 있을 때 YTN 내부에서는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국정원 보도 개입과 불방 사태를 얘기했다.

유 기자회장은 "기자를 겁박한 국정원 직원의 붙잡고 국정원에 찾아가 따져 물어도 시원찮을 판에 YTN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며 "YTN기자협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해직기자들과 여러 시민분들께 죄송하다. 반드시 YTN이 이에 대한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겨레신문 28일자. 정유신 기자의 대학 동기들이 광고를 통해 복직을 기원했다.

정유신 기자의 모교 동기들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정 기자의 조속한 복직을 기원했다. 이들은 <한겨레신문> 28일자에 '우리의 동기 YTN 정유신 기자의 복직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통해 "우리는 언론의 감시기능과 사회적 책임기능을, 배운 바 그대로 실천한 친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가 마친 국토순례길을 응원하고 '동행'하려 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 기자의 모교 동기 중 한 명은 "저희가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Y)유신이가 (T)텔레비전에, (N)나왔으면 좋겠네"라고 말해 100여 명의 좌중을 폭소케 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미디어피폭지를 방문하며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온 해직기자들의 표정에서 굳센 다짐을 느낄 수 있다"며 "15000명의 언론 노동자들은 YTN 해직기자들과 함께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단식이 열리기 30분 전 YTN해직기자들과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조합원들을 지지 방문했다.

정상원 언론노조 한국일보 비대위원장은 "여러 언론노조 동지들이 함께 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다"며 "YTN해직기자와 다른 해직기자, 그리고 권력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는 기자들 모두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작금의 언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YTN해직기자들이 28일 오후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를 지지 방문했다. ⓒ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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