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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2580, 국정원 보도 불방…"부장 교체해야"MBC 심원택 부장 "국정원 사태, 민주당 정치공작"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6.24 10:43

MBC <시사매거진 2580>이 23일 다룰 예정이었던 '국정원' 아이템이 불방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3꼭지로 채워지던 <시사매거진 2580>은 이날 두 꼭지(△검은 먼지의 공포 △조합도 모르는 재건축)만 방송됐고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빠져 방송 파행을 빚었다. 40여 분 방송되던 프로그램은 이날 시작한 지 23분 만에 끝이 났다.

   
▲ 지난 23일자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분, 세꼭지가 편성됐던 관례를 깨고 두꼭지의 아이템만 보도됐다. (사진=화면 캡처)

MBC 기자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파행 방송의 원인 제공자로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장을 꼽으며 부장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MBC 기자회는 "심 부장은 이미 여러 차례 상식 밖의 폭언과 독선, 극히 편향적인 주관으로 기사를 왜곡해 데스크, 기자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며 "2580 기자들은 심 부장과 함께 일 할 수 없으며 비상식과 독선으로 회사의 지휘계통을 무시한 심원택 부장을 반드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MBC 기자회에 따르면, 21일 새벽에 송고된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의 초안에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과 수사결과에 대한 국정원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반론, 쟁점 별 여야 주장이 담겨 있었다. MBC 기자회는 24일 성명에서 심 부장이 <시사매거진 2580>의 데스크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 (사진=MBC노동조합)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전현직 국정원 직원과 민주당이 결탁한 더러운 정치공작이다. 기자의 시각과 기자의 멘트로 이 부분을 명확히 지적해야 한다. 검찰 수사도 믿을 수 없다. 편향된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편파 수사를 했으니 그 점을 기자의 시각으로 지적해야 한다."

이에 <시사매거진 2580> 데스크는 "정치적으로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사안에서 기자가 주관적으로 멘트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사에 이미 여야의 인터뷰로 양측 주장이 균형 있게 담겨 있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심 부장은 '경찰의 수사 은폐와 조작' 부분, '원세훈 원장의 간부회의 발언' 부분을 통째로 삭제해 13분짜리 기사를 6분으로 만든 뒤 이대로 제작하라고 요구했다.

<시사매거진 2580> 데스크는 "사건의 본질인 민주당 정치공작을 기사의 맨 위로 올리라"는 심 부장의 요구에 기사의 순서를 바꿨고, 서울경찰청의 증거 은폐 과정이 담긴 녹취록 부분과 원세훈 원장 지시발언 부분을 대폭 줄였으나 심 부장은 방송할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시사제작국장, 시사제작국 팩트체크 팀장까지 중재에 나서, 검찰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은폐" "조작" "허위"라는 표현도 모두 삭제하고 일부 표현을 바꾼 8분 36초짜리 기사를 중재안을 냈으나 심 부장은 거부했다. 심 부장은 끝까지 검찰의 수사결과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기자회는 심 부장이 취재기자에게 "편향적인 기자가 쓴 기사는 믿을 수 없다" "지난해 파업에 참여한 기자들은 이런 아이템을 할 자격이 없으며 배후가 누구인지 안다"며 막말까지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심 부장이 '국정원' 아이템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4주 전부터 MBC 안팎으로 알려졌다. MBC 기자회에 따르면, 이 아이템이 제출되자 심 부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MBC가 다룰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취재를 봉쇄했고 2580 기자들이 다른 아이템으로 긴급 대체하고 총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던 중 갑자기 취재를 허가했다. 제작 과정에서 이와 같이 자신의 편향된 주장을 강요한 것.

심 부장의 정치적 편향성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 아이템에 대한 취재 중단을 통보하면서 기자들에게 "친북 종북 좌파라서 아이템을 맡기지 못하겠다" "2580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노조 골수당원이다" "MBC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해있는데 그럼 모두 친북 종북 좌파가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도 영화 '유신의 추억'을 다루는 보도에서 인혁당 사건 피해자 유족의 인터뷰를 들어내 내부 기자들의 반발을 샀고 올 1월에는 '4대강 비판' 기사를 축소시켜 '여당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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