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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유포·통비법위반·상영제한…"말할 자유를 달라"21일 '표현의 자유 침해 피해자 증언대회' 열려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6.21 14:06

   
▲ 유승희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주최한 '표현의 자유 침해 피해자 증언대회' ⓒ미디어스

"한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가 아니다. 부분적으로만 허용될 뿐이다"

'정수장학회의 언론 지분 매각 계획'을 폭로한 <한겨레신문>의 최성진 기자는 21일 유승희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표현의 자유 침해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MB 정권 이후 기자들의 취재 행위에 소송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정원 선거 개입과 관련해 최초 보도를 한 한겨레 후배 기자도 국정원 직원이 어떤 글을 올렸는지 보도했다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저 역시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지사장의 대화를 폭로했다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가 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자들의 입을 막는 한국은 더 이상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가 아니다. 부분적으로 허용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 최성진 <한겨레신문> 기자 ⓒ미디어스
최 기자는 "보도 내용은 물론이고 기자의 취재 행위에 갖은 명목을 대며 기소를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며 "사적인 내용을 취재한 것도 아니고 개인 목적을 위해 취재한 것도 아니다. 취재 현장에서 빚어질 수 있는 돌발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검찰 수사는 온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죄의 유, 무죄 여부는 전적으로 검찰에 달려 있다"며 "오는 28일 ('BBK' 관련 민사소송) 확정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법조계 내부에서 허위사실 유포죄를 두고 민사에서는 무죄를, 형사에서는 유죄 판결하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징역을 살다보니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다가 또다시 걸려 들어가면 어쩌지 라고 생각하는 자기 검열이 강해졌다"며 "자기검열이 있으면 자기 사상을 드러낼 수 없다.  자기 사상과 주장을 할 수 없는 사회는 독재사회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지난 총선 이후 선거법으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40여 명에 달한다는 얘기를 언론을 통해 들었다"며 "허위사실 유포죄의 법 개정이 정치권에서 이루어졌다면 구속된 사람들의 자유가 이렇게 침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삼성 X파일과 관련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은 무죄를 받았지만 통신보호법위반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왔다"며 "떡검 검사의 명단을 보도자료를 통해 기자들에게 전달한 것은 면책특권이고,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게재한 행위는 면책특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었다. 이는 논리적으로 온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국민들은 많은 걸 알 필요가 없으며 기자가 정보를 사전적으로 걸러주는 행위가 필요하다는 게 사법부의 생각"이라며 "이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에 부합하지 않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미디어스

정치인을 풍자하는 영화 <자가당착>을 만들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아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를 받은 김선 영화감독도 "국가기관 영등위는 청소년과 장애인, 유아, 신체적 약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라며 "(자가당착에서) 전현직 대통령과 정치인을 풍자, 조롱했다는 이유로 상영을 제한하는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새누리당을 비호하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등위의 판정은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영등위의 정치적 중립 훼손에 반발해 현재 행정소송 중에 있으며 1차 판결에서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경신 고려대학교 교수는 "선거에서 진실이 중요하다면 더 많은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혹을 제기한 이를) 벌하게 되면 정치인들은 침묵하게 된다. 결국 후보자 입장에서는 어떤 의혹이 제기돼도 해명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된다. 하루바삐 허위사실 유포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성진 기자 사례'에 대해 "우리나라의 통비법은 미국 통비법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며 "미국 통비법의 취지는 타인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이유로 처벌하자는 게 아니다. 타인의 대화를 더 잘 듣기 위해 녹음하는 행위를 감청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영등위 결정에 대해 박 교수는 "국가 기관이 영화와 같은 표현물을 사전 심의하는 행위는 이후 상영할 기회를 최소한으로 확보해 준다고 하더라도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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