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영훈국제중학교에서 2009년부터 특정 학생을 입학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훈고등학교의 전 교감 정 모 씨는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제중학교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사장이) 일부 학생의 명단을 주면서 (입학시켜야 한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명단에 포함된 인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3명인가 4명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씨가 받은 지시는 추첨 전 단계 서류전형의 주관적 영역에서 채점을 유리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정 씨는 “그런 과정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결과가 당연히 안 됐다”며 “그 때부터 ‘그것도 못하느냐’면서 호되게 혼이 났다”고 말했다.
이듬해인 2010년 8월, 정 씨는 영훈국제중에서 영훈고등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정 씨는 “당시 국제중학교에서는 외부에서 교장선생님을 초빙해 왔다”며 “그 교장선생님도 이런 부당함에 항거하시다가 굉장히 어렵게 지내시다가 다른 데로 가셨다”고 전했다.
정 씨는 그로부터 3년가량 지난 현재 영훈고등학교 교감 직에서 직위해제된 상태다. 신입생들에게 주는 유인물에 ‘교장 직무대리’가 아닌 ‘교장’ 명칭을 썼고, 근로계약관계에서 결재를 늦게 했으며, 교감으로서 수업을 잘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로 알려졌다.
정 씨는 “이런 것을 가지고 과연 직위해제를 시킬 수 있는지 황당하다”며 “말씀으로 한 번 해 줘도 되는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에서 제시한 것들이 직위해제의 사유로는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직위해제의 경위에 대해 정 씨는 “이번에 학교에 분란이 나서 감사를 받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처음에는 저를 그 일을 잘 무마했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이야기가 왔었다”며 “(교육의원 요구자료를 제출하라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학교 측에서) 교육의원 요구자료를 그냥 보고하면 되는데 거부한 것 같다”며 “일선 학교 학부모들의 직업 분포는 그 학교 학생들의 다양성 측면에서 알 필요가 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