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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본부에서 7본부…홀쭉해진 김종국 사장의 MBC"슬림화, 당연한 수순"…최기화·김장겸 거취도 주목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5.22 16:44

김종국 신임 MBC 사장이 21일 MBC 이사회를 통해 기존의 9본부로 운영되던 조직 체제를 7본부로 축소시켰다.

김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의 9본부 체제(△편성제작본부 △보도본부 △드라마본부 △예능본부 △디지털본부 △경영본부 △기획홍보본부 △서울경인본부 △글로벌사업본부)에서 서울경인본부를 글로벌사업본부의 경인지사로 축소했고 기획홍보본부와 경영본부를 통합해 경영기획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경영본부의 광고국은 글로벌사업본부로 들어가게 됐다. 

"조직의 슬림화 바림직…문제는 인사"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나치게 확대된 MBC 본사 조직을 김종국 신임 사장이 일정 부분 정리하고자 단행한 개편으로 풀이된다. MBC 조직은 김재철 전 사장 재임 3년 동안 22번의 조직개편이 이루어졌고, 이는 파업에 대한 보복과 보은을 위해 '마구 그린 조직도'라는 오명을 피해갈 수 없었다.

   
▲ MBC 2013년 4월 조직도 ⓒ언론노조 MBC본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아래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3일 노보를 내어 "2010년 6월 서울경인본부 신설, 2011년 2월 TV제작본부 해체, 2011년 5월 용인드라미아디자인국 신설, 2012년 4월 라디오본부와 보도제작국 해체, 2012년 7월 미래전략실 신설, 2012년 8월 보도부문 내 영상취재부, 시사영상부 해체, 2013년 4월 보도전략부 신설 등 자고 일어나면 조직이 개편됐다"고 밝혔다.

이어, MBC본부는 "숨 가쁜 조직개편은 '파업 이후 보복'을 위한 도구였다. 칼날의 방향은 늘 김재철 사장 체제에 정당한 의문을 제기했던 구성원들을 한 곳에 몰아넣거나 엉뚱한 곳에 격리하는 쪽으로 향했다"며 "MBC정상화의 과제로써 '일을 위한 조직'으로의 복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기존의 본부를 통합하거나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방만했던 김재철 전 사장의 조직 운영 문제를 제대로 짚었다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여전히 김재철 측근 인사를 정리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김재철 체제 인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조직 개편 역시 무용하다는 지적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조직의 슬림화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김재철 전 사장은 사익을 위해 '위인설관'식으로 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김종국 사장의 개편은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김재철 측근으로 꼽히는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과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유임됐다"며 "제작과 보도 측면에서 김재철 사장 때와 크게 달라질 리는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유임된 백종문과 권재홍…"김재철 체제 '청산' 기대 무너뜨려"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은 2011년 <PD수첩> 이우환·한학수 PD를 비제작부서인 용인드라미아와 경인지사로 인사 발령한 인물이다. 그는 윤길용 미래전략실 국장과 김현종 교양제작국장과 함께 <PD수첩>을 망가뜨린 장본인으로 꼽힌다.

   
▲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왼쪽)과 권재홍 보도본부장 ⓒMBC

MBC 내부의 한 PD는 "대중들은 김재철, 이진숙, 권재홍은 잘 알고 있지만 백종문은 잘 모를 것"이라면서 "그는 한학수와 이우환 PD를 제작에서 배제시켰을 뿐더러 김재철 체제에서 실세 중의 실세로 역할을 했다. MBC의 시사프로그램이 망가진 데에는 그의 공이 혁혁했다. 내부에선 시사 프로그램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PD수첩>의 메인 작가였다가 해고된 정재홍 작가도 지난해 11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종문은 사람만 바꾸면 방송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아는 인물"이라며 "그래서 집요하게 사람을 쳐냈고 거기에 순치된 사람들을 앉히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가 방송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백종문 본부장이 라디오국과 시사·교양제작국을 쥐락펴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MBC <뉴스데스크>가 '연성화'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스스로 "'생활밀착형 뉴스'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사회적 쟁점을 첨예하기 다루는 방식의 보도보다 가볍고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연성화된 뉴스를 주로 내세웠다.

또, 지난 9일에는 법원이 '권재홍 앵커 부상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판결을 내려 파업 당시 MBC본부 조합원들에 의해 부상을 입었다는 그의 주장은 '할리우드 액션'이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김 사장이 백종문 편제본부장과 권재홍 보도본부장을 유임한 것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아래 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은 "'김재철 체제' 청산을 바라던 국민들의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렸다"며 비판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김 사장은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야 하며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보복성 징계를 무효화해야 한다"며 "또, 정권과 정치권의 외압에 맞서 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무너진 MBC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회복시켜야 하는 책무도 있다"고 밝혔다.

국장급 인사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본부장급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가운데, MBC 내부선 주중에 국장급 인사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김장겸 정치부장의 보도국장 승진 여부와 김종국 사장 측근으로 알려진 최기화 보도국 취재센터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MBC 보도국의 한 기자는 "김장겸 정치부장이 보도국장으로 온다는 얘기가 본부장 선임 전부터 들렸다"면서 "어제까지 '이진숙 보도본부장·김장겸 보도국장' 설로 긴장 상태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권재홍 앵커가 유임됐지만 김장겸 정치부장의 보도국장 임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나올 인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국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기화 보도국 취재센터장의 승진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MBC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기화 취재센터장과 현 이효동 비서실장은 김종국 사장의 최측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주 혹은 내주 초에 임명될 국장급 인선에도 MBC 구성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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