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포커스> 5주년을 기념해 열린 '한국사회, 미디어 상호비평을 되돌아 본다' 세미나에서 '미디어 비평'은 언론 개혁 실천 방안의 하나이며, 우리 사회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채백), KBS(사장 정연주) 주최로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 상호비평은 언론 개혁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며 "미디어 상호비평 프로그램은 현 단계 한국 언론의 바람직한 개혁을 위한 자율 통제장치일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포커스' 지속되기 위해선 시청자들 관심·지원 필요"

김 교수는 "우리나라 언론의 전반적인 보수화 경향을 짚어내고 올바른 뉴스 읽기를 시도한 <미디어포커스>에 대한 비판은 공영방송에 대한 총 공세라는 상징을 띠고 있다"며 "<미디어포커스>가 중단되거나 기본 취지가 훼손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송되기 위해서는 KBS 구성원은 물론이고 관련 학계 및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KBS <미디어포커스> 5주년을 기념해 '한국사회, 미디어 상호비평을 되돌아 본다' 세미나가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KBS
남재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도 "현 시점에서 '언론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급한 것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아니고, 언론 실천의 기준을 정립하고 시민사회의 공감을 얻는 일"이라며 "언론실천의 이념과 관행을 재정립하기 위한 성찰의 방법에는 미디어 상호비평이 있다. MBC와 SBS도 자체적인 상호비평 프로그램을 고정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된 비평 대상인 조중동엔 실제로 문제가 많다"

윤호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미디어 상호비평 프로그램에 대한 주요 비판 중 하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대상으로 한 이념적 공격에 치중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실제로 이들 신문의 보도와 칼럼에는 문제점이 많다"며 "우리 언론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보수신문들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비판을 제기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이들의 자기성찰을 위해서도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윤 연구원은 "<미디어포커스>는 편성시간대의 유리함에서 오는 안정적 시청률 확보에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시청층, 특히 젊은 시청층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며 "향후 좀더 유연하고 세련된 연출이 가미된 아이템 구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금은 폐지된 MBC <미디어비평>의 초대팀장이었던 최용익 MBC 논설위원은 "촛불집회로 촉발된 정치권과 언론, 지식인들까지 총동원돼 대회전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은 역설적으로 미디어 비평에 좋은 환경"이라며 "향후 매체비평은 이제 <미디어비평> <미디어포커스> 같은 전문 매체비평 프로그램에서만 다루지 말고 데일리뉴스와 시사물 등 모든 프로그램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언론이 보여주지 않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 제역할"

하지만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는 "많은 이들이 비평의 대상을 '조중동'으로 삼아온 것에 대해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과연 '성찰'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것이냐"며 "조중동에 있는 이들이 <미디어포커스>의 지적을 얼마나 받아들일지, 논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설원태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미디어포커스>가 보수언론을 바꾸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질 필요는 없다"며 "보수언론이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제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국민과 정부의 소통 부재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미디어포커스>의 역할이 크지만 없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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