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장관고시 관보 게재를 하루 앞둔 25일, 정부의 고시 강행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오후 7시 서울시청 근처 덕수궁 앞에서 열린 '39번째 촛불대행진'에는 약 3천 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정부의 고시 강행을 규탄했다. 저녁 8시40분 현재 시민들은 2만여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 25일 오후 7시 서울시청 근처 덕수궁 앞에서 열린 '39번째 촛불대행진'에는 약 3천 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정부의 고시 강행을 규탄했다. ⓒ송선영
오늘 촛불대행진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의 '6.25 국가기도회'를 점거함에 따라 덕수궁 앞에서 진행됐으며, 기독교 단체들의 찬송가 소리와 맞물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새 위생조건고시를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부와 싸울 것"이라며 1박2일 끝장투쟁을 제안했다.

"고시강행 이명박 정부와 끝까지 싸울 것"

▲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송선영
자유발언에 오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정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들여오지 않는다고 국민들에게 설명했지만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고시 내용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우 실장은 "정부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조치는 일시적인 조치"라면서 "그 후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없다면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우 실장은 또 "이 조치에 대해 정부는 '무기한'이라고 했지만 고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지 미국 기업이 원할 때까지 가능하다"며 "이것이 사기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이러한 정부를 믿을 수 있냐고 시민들에게 물었다.

아울러 우 실장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해도 수입을 중단시킬 수 없는 '독소조항'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는 정부는, 정부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발언 시간에는 촛불소녀가 올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전경 차에 가로막혀 전하지 못한 편지'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벌써 50일 째, 우리들은 잠 도 못 자고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마음 고생이 너무 심합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 갇힌 채, 청와대에 숨은 채, 무슨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고 있는데 당신은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듣지 못한 척 위장하고 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전경 차에 가로막혀 전하지 못한 편지'를 낭독한 촛불소녀. ⓒ송선영
촛불소녀는 "우리가 물대포, 소화기, 방패에 맞고 쓰려져도, 명박산성을 넘으려 해도, 분신자살을 해도, 72시간 48시간 국민행동을 하면서 죽을 것만 같은 5월과 6월을 보냈음에도 당신은 무얼 듣고 보셨으며 무얼 하고 계셨냐"며 "직접 나와서 국민들의 촛불을 보기라고 했냐"고 반문했다.

저녁 8시 40분 현재 경복궁역 부근에서 시민과 경찰 대치중

저녁 7시 35분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으며 거리 행진 도중 시민들이 합세해 약 2만 여명의 시민들이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유모차 부대' 아주머니 30여명이 서울 경찰청에서 청와대 쪽으로 가는 사거리 인도에서 시위를 했으나, 저녁 8시40분경 경찰에 의해 3명이 전경차로 '연행'됐다. 경찰은 저녁 8시35분부터 "노약자와 어린이, 기자들은 피해라"면서 해산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저녁 8시 50분 현재 경찰과 시민들은 경복궁역 부근 패밀리마트 앞에서 계속 대치 중이며, 시민들이 경찰들에 의해 포위돼 있는 상태다. 경찰은 시민들을 추가적으로 계속 연행하고 있어 연행자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3 정도 크기의 채증 사진을 놓고 연행자를 선별해서 연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에서 오후 7시 5분 경 부터 본격적으로 강제 연행을 시작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실무자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 등 12여명 이상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5일 오후 경찰이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예상된다.

이정희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연행 당시 전경들이 이 의원 몸을 함부로 만졌다"면서 "이후 여경들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이 연행되는 과정에서 주변 시민들이 '저 사람은 국회의원'이라고 말하니까, 경찰 관계자가 '국회의원을 구속이야 하겠느냐'고 말했다"면서 "이는 의원 신분인 줄 알면서도 경찰이 연행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희 의원과 함께 보좌관 한 명도 강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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