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장관고시를 26일 관보에 게재할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로 모인 시민들을 경찰이 강경진압해 파문이 예상된다.
광우병대책회의는 25일 오전 "오늘 오후 3시에 긴급하게 시간이 되는 모든 분들은 경복궁역으로 모여달라"며 "경복궁역 인도에 모여 고시강행을 규탄하고,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피켓팅과 항의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오후 3시, 경복궁역 근처에는 약 2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정부의 고시 강행을 규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과 별 무리 없이 시위는 진행되는듯 했으나, 한 시민이 효자동 쪽으로 가려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본격적인 대치가 시작됐다.
청와대행을 저지당한 시민들은 오후 3시 10분부터 경복궁역 3번 출구 앞 도로에 앉아 "고시강행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은 이를 기점으로 병력을 늘려 시위 중인 시민들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움직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지금 즉시 인도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해산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경고방송을 했고 시민들은 이에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되받아쳤다.
오후 3시 45분, 경찰의 본격적인 강제진압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도로 위에 있던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내는 경찰과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 간의 심한 몸싸움이 격하게 진행됐으며, 한쪽에서는 여경들이 여성 시위자들을 인도 위로 끌어냈다.
경찰은 이날 경복궁역 앞에서만 모두 20여명 이상을 연행했다. 경찰에 연행된 한 여성은 전경차 안에서 기자들을 향해 "끝까지 함께 합시다"라고 외쳤으며, "전경차 안에 81살 노인분도 계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초등학생을 연행했으나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초등학생을 풀어줬으며, 경찰에 항의하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팀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을 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