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장관고시를 26일 관보에 게재할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로 모인 시민들을 경찰이 강경진압해 파문이 예상된다.

광우병대책회의는 25일 오전 "오늘 오후 3시에 긴급하게 시간이 되는 모든 분들은 경복궁역으로 모여달라"며 "경복궁역 인도에 모여 고시강행을 규탄하고,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피켓팅과 항의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 정부의 고시 강행에 반대하는 시민 200여명이 경복궁역 근처로 모여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다. ⓒ송선영
경찰은 오후 3시 이전부터 시민들의 청와대행 저지를 위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입구와 지하에 전경들을 배치했으며 청와대로 향하는 효자동 방향을 전경 버스로 차단했다.

오후 3시, 경복궁역 근처에는 약 2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정부의 고시 강행을 규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과 별 무리 없이 시위는 진행되는듯 했으나, 한 시민이 효자동 쪽으로 가려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본격적인 대치가 시작됐다.

청와대행을 저지당한 시민들은 오후 3시 10분부터 경복궁역 3번 출구 앞 도로에 앉아 "고시강행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은 이를 기점으로 병력을 늘려 시위 중인 시민들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 경복궁역 앞에서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중이다 ⓒ송선영
거리 시위 도중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하는 일은 안 하겠다고 했다. 이 말은 거짓말이었나? 내일이 지나면 미친소가 우리 아이들의 밥상에, 우리 국민들의 밥상에 오르게 된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정부의 고시 강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시민들의 움직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지금 즉시 인도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해산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경고방송을 했고 시민들은 이에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되받아쳤다.

오후 3시 45분, 경찰의 본격적인 강제진압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도로 위에 있던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내는 경찰과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 간의 심한 몸싸움이 격하게 진행됐으며, 한쪽에서는 여경들이 여성 시위자들을 인도 위로 끌어냈다.

경찰은 이날 경복궁역 앞에서만 모두 20여명 이상을 연행했다. 경찰에 연행된 한 여성은 전경차 안에서 기자들을 향해 "끝까지 함께 합시다"라고 외쳤으며, "전경차 안에 81살 노인분도 계시다"고 밝혔다.

▲ 연행자들을 태운 전경차가 출발하려 하자 시민들이 이를 몸으로 막고 있다. ⓒ송선영
하지만 오후 4시 10분, 연행자들을 태운 전경차가 경찰서로 떠나려 하자 시위를 하던 시민들은 "연행자를 석방하라"며 전경차 운행 저지를 위해 전경차 주변을 둘러쌌고, 이때 다시 경찰과 시민간의 격렬한 대치 상황이 계속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초등학생을 연행했으나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초등학생을 풀어줬으며, 경찰에 항의하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팀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을 연행했다.

▲ 경찰에 의해 연행된 한 여성.ⓒ송선영
한편 오후 4시 50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연행자들은 태운 전경차를 따라가며 연행 저지를 외치던 시민 10여명이 광화문 앞에서 경찰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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