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0일 파업 복귀이후 MBC 아카데미에서 '징계성'교육을 받다가 복귀한 17명에 대해 MBC가 또다시 이들을 현업에서 배제해 논란이 예상된다. MBC 내부에서는 '김재철 시즌2'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 서을 여의도 MBC 사옥 ⓒ연합뉴스
MBC는 9일 이들 17명에 대한 인사발령을 내렸다. 당초 이번 인사는 김종국 MBC 신임 사장이 '김재철 체제'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의 구성원들만 원직 복귀를 했을 뿐 대다수의 기자들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부당전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피디수첩'을 제작했던 한학수 PD, 김정근 아나운서, 양효경 기자 등 일부만 본래 부서로 복귀했다. 반면 송요훈 기자는 사회공헌실로, 정형일·이보경·전동건·전영우 기자는 미래전략실로 배치를 받았다.

'불만제로'를 제작했던 임남희 PD도 제작 업무와 무관한 미래전략실로 인사발령이 났다. 한정우·김희웅·강연섭 기자는 뉴미디어뉴스국으로 가게 됐다. 'PD수첩'을 제작했던 이우환 PD는 편성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MBC내부선 제작과 보도 일선에서 업무를 담당해야 할 PD와 기자가 또다시 사회공헌실과 미래전략실로 배치된 것은 '김재철 체제'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재훈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9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종국 사장이 김재철 체제와 안광한 체제에 있었던 인사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며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홍보국장은 "MBC가 앞으로 있을 조직 개편에서 부당전보를 위해 탄생한 조직을 바로잡길 촉구한다"며 "부당전보와 관련한 법률적인 검토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엽 MBC 기자회장도 미래전략실은 작년 파업 직후 MBC 아카데미에서 교육이 끝난 사람들을 몰아 넣기 위해 새롭게 들어진 조직"이라며 "기자와 PD들이 기존에 해 왔던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기자회장은 "인사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일시적인 인사인지 아니면 김재철 체제를 잇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인지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자라면 기다려 볼 수 있는 문제겠지만, 후자라면 부당전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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