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는 김종국 MBC 신임 사장에 대해 '김재철 체제 연장 시도'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언련, 언론연대, 언론노조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 정문에서 '김재철 체제 연장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김종국 신임 사장을 비롯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를 규탄했다.

▲ 민언련, 언론연대, 언론노조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 정문에서 '김재철 체제 연장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도연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방문진 이사들이 제2의 김재철 체제를 유지하고자 김종국 사장을 선임했다"며 "김종국 사장은 지역사 사장 재임 시절 강제 통폐합을 추진해 언론인들을 해고했던 사람이다. MBC가 망가지는 데 큰 일조를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김종국 사장은 작년의 파업투쟁을 '노사분규'라고 규정짓는 등 MBC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사장을 선임한 방문진을 강하게 규탄하며 김재철 체제를 연장하고자 할 시에는 언론노조는 지난 파업투쟁보다 강력하게 투쟁의 깃발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방문진 김문환 이사장은 김재철 체제 연장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며 "참으로 암담하다. 김종국 사장 옆에 있는 인사들이 '김재철 시즌1'의 조연들이다"고 밝혔다.

이성주 본부장은 "조합원들에게 피눈물을 맺게 한 사람들을 다시 측근으로 쓴다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김종국 사장의 말은 거짓이 되는 것"이라며 "언론노조, 시민사회와 연대를 해서 '김재철 시즌1'이 되풀이 되지 않게 노력할 것이고 싸움을 원한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지역에서 기억하는 김종국 사장은 '공포'"라며 "해고와 정직 등 중징계를 남발했고 강제 통폐합을 강행하면서 지역성과 자율성을 말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수석부위원장은 "대화를 풀겠다는 그의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는 양심의 소리, 소신의 소리라면 진정성이 있는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그 시작은 상처받은 조합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민언련 상임대표는 "방문진이 공정성을 제고하고 제작 자율성, 여론 다양성을 구현할 수 있는 사장을 임명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역시나 김재철 체제의 연장을 택했다"며 "김종국 사장은 부당 해고된 언론인들과 유배된 조합원들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 상임대표는 "김재철 체제에서 부역했던 이들을 청산해야 하는 과제가 김종국 사장에게 있다"면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순혜 언론연대 운영위원도 "이번 사장 선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인사였다"며 "김재철 사장이 장악했던 방식으로 MBC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MBC 노동조합이 내세운 7가지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의중은 진실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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