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해 170일 파업에 참여했던 기존 MBC 구성원들과 파업 중 채용됐던 계약·시용인력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적발'과 '엄단'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 MBC기자들이 지난해 5월 26일 오전 7시30분부터 시용기자 채용을 위한 전형이 진행된 서울 을지로 센터원 빌딩 앞에서 '시용기자 채용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MBC는 17일자 특보에서 "15일 임원회의에서는 일부 부문에서 지난해 입사한 사원들에 대해 조직적인 '왕따'를 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며 "회사는 이른바 '지식인'들이 근무하는 조직에서 이같은 행동은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사규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진택 감사는 파업 후유증을 치료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조직 내 근무 분위기를 훼손하는 사례는 반드시 적발해서 조직 문화를 바꿔나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 MBC 내부선 근본적 처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파업에 참가했던 MBC 보도국 기자 A씨는 17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엄단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느냐. 전형적인 미봉책"이라며 "사측이 법원의 취지를 무시하고 있고 해직자들도 밖에 있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시용인력과 편하게 지낼 수 있겠느냐. 시간을 갖고 대화를 해야 풀린다"고 비판했다.

A씨는 "시용인력과 갈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교류가 없는 것일 뿐 누구를 왕따시키는 짓은 상식적으로 하지 않는다. 조직적 왕따라니 얼토당토않다"며 "결국 김재철 사장이 조직 내부에서 편을 가르는 고약한 짓을 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기자 B씨는 "갈등의 맥락을 외면한 채 엄단과 처벌만을 논하는 것은 안광한 MBC 사장직무대행 체제에서 분위기를 다잡아 보려는 '꼼수'인 것 같다"며 사측의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파업에 참여했던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과 계약·시용인력 사이의 갈등은 채용 당시부터 우려돼 왔던 부분이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은 파업 중 시용인력을 채용했고, 이들은 현재 '1년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조건 하에 보도국과 제작국 등에서 주요 업무를 맡고 있다. 파업 이후 채용된 계약직, 시용직, 경력 계약은 총 93명이다.

한편, 15일 임원회의에 참여한 임진택 MBC 감사는 17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특보를 아직 보지 못해서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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