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시민사회와 정치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배석규 YTN 사장이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의 친동생을 YTN 마케팅국장에 임명했다. YTN 일각에서는 "특정한 정치인맥을 활용해 광고수주를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YTN은 4일 미디어전략실장, 시청자센터장, 총무국장, 보도국장 등 실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마케팅국장으로 임명된 이양현 국장은 이정현 정무수석의 친동생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뉴스1

YTN 측에 따르면, 이 국장은 YTN 출범 당시부터 기자로 활동했고, 2011년 11월부터는 편성운영부장을 맡았다. 이번 인사는 매년 4월 진행되는 YTN 정기인사에 따른 것이다. 이 국장의 나이나 연차를 고려할 때 이번 승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YTN 홍보팀 관계자는 "인사권자의 결정에 따라서 인사가 진행된 것"이라며 "개국할 때부터 있던 분"이라고만 밝혔다.

김종욱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도 "이양현 국장의 승진이 갑작스럽거나 뜬금없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다른 임원에 비해 빠르다고 볼 순 없다"며 "하지만 이 국장이 친형인 이정현 정무수석의 이름을 내세워 불미스러운 일을 자행한다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그 지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양현 국장의 임명이 절차상 큰 하자가 없다지만, 배석규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불리는 이정현 정무수석의 친동생을 마케팅국장으로 임명한 것 자체가 온당치 못하다는 비판도 YTN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유력한 정치 인맥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YTN의 한 관계자는 "개인의 능력여부를 떠나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불리우는 이정현 정무수석의 친동생을 회사 광고를 위한 자리에 임명한 것은 정말 이해하기가 힘든 일"이라며 "본인이 아무리 처신을 잘한다 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청률 향상 등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올려서 기업들이 광고를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정치적 인맥을 활용해서 광고 수주를 늘리겠다는 생각은 언론사의 신뢰와 대외 위상을 크게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아무리 광고 수주가 힘들다고 해도 언론사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매너는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김재철 MBC 전 사장의 퇴진으로 코너에 몰린 배석규 사장이 이양현 국장의 형님 배경을 이용해 보려는 정치적 딜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런 의도가 있지 않고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배석규 YTN 사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종합적인 상황이나 여타 다른 조건을 보고 결정한 것"이라며 "인사권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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