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이사장 유재천)가 17일 임시이사회를 열었으나 논란이 됐던 이일화 보도본부장의 인책 건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지 못했다.
친한나라당 성향의 이사들이 소집해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열린 임시 이사회는 '이사회 관련 9시뉴스 인책에 관한 건'의 정식 안건 상정 여부를 표결했으나 과반인 6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보도본부장 인책 문제를 제기했던 일부 이사들은 임시이사회가 소집된 만큼 자동적으로 의안 상정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기도 했으나 불필요한 오해와 확대 해석에 부담을 느낀 이사들이 신중한 결정을 강조하면서 안건 상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보도본부장 인책 건이 의결 사항으로 상정되는데 실패하자 일부 이사들은 "이사회가 무력화됐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앞서 한국기자협회와 PD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은 이사회의 '정치적 월권 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KBS 기자들도 이사회의 부당한 보도 간섭에 항의하며 회의장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날 임시이사회에서는 최근 교육부와 대학 당국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신태섭 이사(동의대 교수)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KBS 이사들은 "유재천 이사장이 학계의 원로로서,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자제하도록 촉구하는 등 신 이사를 옆에서 도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