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오늘(15일)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정문앞에는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막자'는 시민들의 촛불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전날 집회 이후 밤을 샌 인터넷 다음 아고라 광장 논객들과 휴일 나들이를 나온 300여명의 시민들은 15일 오후부터 KBS로 모여들어 자유발언과 구호, '대한민국 헌법 1조' 등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에 대해 '방송통제위원장', 'MB 시중' 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 15일 오후 6시경 KBS 본관 정문에 모인 시민들. "굳세어라 KBS 민주시민 함께 한다"는 다음 아고라의 대형 현수막이 보인다. ⓒ 정영은
이날 저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서는 저녁 6시경 KBS 본관 앞에 설치된 30미터 상당의 '대형 KBS 응원 천'이 인기를 끌었다. 참석한 시민들은 '응원 천'에 한마디씩 적으며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통위원장 그리고 뉴라이트 등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즉석에서 5만 4150원을 모아 사왔다고 밝힌 한 대학원생은 대형천 및 청테이프 등 구매 영수증과 거스름 돈을 붙여놓고 가기도 했다.

▲ 'KBS 응원천'은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의 모금으로 설치됐다. ⓒ 정영은
16일 오후 경향신문 주최의 촛불정국 관련 토론회 패널로 참석 예정인 다음 아고라 논객 '권태로운 창'님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미 쇠고기 재협상 요구와 국회의원 소환제 실시 등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 15일 오후 6시경 KBS 본관앞에 설치된 'KBS 응원천'에 한 어린이가 글씨를 쓰고 있다. ⓒ 정영은
60대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30대의 한 직장인은 "이명박 정부 때문에 퇴근 후에는 집회로, 귀가해서는 인터넷 생방송 보느라 너무 바쁜 한달이었다"면서 '반대할 게 너무 많아 피켓공간 부족하다'는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이 직장인은 총체적 난국에도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공영방송까지 압박하는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날 자유발언 시간에는 다양한 패러디 노래 등이 큰 호응을 받았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꺼져!"로 끝나는 MBC 뽀뽀뽀 노래와 즉석 율동, '대한민국 헌법 1조' 2절 "이명박이는 전과 14범이다 ... 이명박이의 모든 행동은 거짓으로부터 나온다' 등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 15일 저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서 진행된 '쥐잡기' 퍼포먼스 ⓒ 정영은
한 40대 남성이 즉석에서 개사해 발표한 가요 '소양강 처녀' 패러디에도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다음은 "해-저-문 KBS 앞-에- 황혼이 지--면"으로 시작하는 'KBS 처녀(소양강 처녀 패러디)'의 마지막 소절이다.

"KBS 국민방송 없어질 처지- / 우-리가 몰-라주면, KBS 어--쩌-나 / 아아 힘-들어도 지켜야-하는, KBS- 국민--방송-"

저녁 8시부터 참석자들은 쥐가 그려진 상자를 밟고 지나가는 '쥐를 잡자'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저녁 8시30분 현재, 촛불 인간띠를 이은 참석자들은 KBS 건물을 돌면서 구호를 외치는 '탑돌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KBS 본관 건물 주변을 '탑돌기' 형식으로 행진하고 있다. ⓒ 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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