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이 지난 13일 오후 전국의 전 의경들에게 '전·의경 여러분이 경찰의 힘이요 자랑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누가 뭐래도 이번 촛불집회와 관련해 법질서 확립의 '수훈 갑'은 바로 여러분"이라고 격려했다.

어 청장은 이메일에서 "초저녁부터 차도를 점거하고 특정지역 진출을 시도하면서 차벽을 손괴하고 경찰과 몸싸움을 일삼는 처절한 불법폭력시위의 현장을 (전·의경들이) 최일선에서 바로잡고 있다"면서 "솔직한 심정으로 지금 나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끌어안고 '여러분 정말 고생합니다. 여러분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 13일 오후 어청수 경찰청장이 전국의 전·의경에게 보낸 메일.
"잔존하는 불법폭력시위의 왜곡된 관행 털어내야 해"

어 청장은 이어 "전·의경들의 땀과 인내 속에 우리 사회의 집회 양상과 시민의식이 서서히 성숙되어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잔존하는 불법폭력시위의 왜곡된 관행을 하루속히 털어내야 하는 중간지점에 와 있다"며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어 청장은 또 "쇠파이프와 삽으로 여러분을 위협하는 일부 시위대의 적대감을 젊은 여러분이 감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면서 "시위대와 마주하며 현장에서 느끼는 고통와 애환이야말로 신성한 치안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한 과정이요, 국가 공권력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시위현장에서의 소중한 경험, 사회생활 하는데 요긴한 자양분 될 것"

어 청장은 "군 복무시절 시위현장에서의 소중한 경험들이 사회생활 하는데 요긴한 자양분이 될 거라는 긍정적 생각을 가져보면 어떻겠냐.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라"면서 "말없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제껏 여러분이 보여준 저력과 마음가짐이라면 어떤 난관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어 청장은 "조금만 더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전·의경들을 위로했다.

어청수 청장은 이밖에도 메일을 통해 촛불문화제 현장에 투입된 전의경들을 위한 '특별조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어 청장은 전·의경들이 불편해 하는 숙영시설과 급식수준을 개선하고, 과도한 근무시간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것, 촛불집회 상황이 안정되면 충분한 휴식과 특별 외박 포상도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13일 오후 어청수 경찰청장이 전국의 전·의경에게 보낸 메일.
"전·의경들에 대한 사기 진작, 시급했던 것으로 보여"

어청수 경찰청장의 메일을 받은 강모씨는 "어청수 청장 취임 이후 이런 식의 격려문을 메일로 받은 것은 처음이고 청장이 전·의경들을 상대로 직접 특별외박 포상 언급한 것도 처음"이라면서 "그만큼 전·의경들에 대한 사기 진작이 시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모씨는 "여름에는 원래 시위가 많기 때문에 특별외박이 잘 주어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어 청장이 특별외박을 주겠다고 언급한 것과 전·의경들의 숙소를 개선하겠다고 이야기 한 것은 실제 전·의경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