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홍 부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 10일 정연주 사장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13일 현재까지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주변과도 연락을 끊은 상태다.

김 부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면서 KBS 안팎에선 그 배경과 이유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김 부사장의 사의 표명이 KBS 차기 사장 문제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사장의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던 김인규 전 KBS 이사(이명박 선거캠프 방송전략실장) 대신 고대 인맥이자 KBS 내부 출신인 김 부사장을 현 정권에서 새로운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미디어스
감사원 특별감사 등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려는 정권 차원의 압박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사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김 부사장의 돌연 사의 표명은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KBS 한 관계자는 "정 사장 퇴진 압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김 부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당혹스럽다"며 "청와대가 '김인규 카드'를 버렸다는 소문이 지난주부터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데 정말 제3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지는 다음주 청와대 참모와 내각 인선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와의 관계 정상화 이후에도 정 사장 퇴진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박승규)는 13일 김 부사장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KBS본부는 "공영방송 KBS의 경영을 담당하는 부사장으로서, 정연주의 참모로서, 늘 무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김 부사장의 의지가 사의로 표현됐다"며 "김 부사장을 사의 표명이라는 극단으로 내몬 자는 다름 아닌 정연주"라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정연주가 공영방송 독립의 상징인 양 미화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그는 더 이상 부사장의 자리를 지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작 물러나야할 자는 김 부사장이 아니라 정연주다. 더 이상 동료들의 피와 땀을 더럽히지 말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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