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12일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을 하겠다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발표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정부가 오는 20일까지 전면 재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정권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김종훈 통삽교섭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미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반영해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내일(13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가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12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추가협상 발표를 "대국민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곽상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김종훈 본부장의 발표 1시간 후인 이날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만이 아니라 광우병 위험물질과 내장 수입 금지 등 위험부위 배제와 검역주권 확보를 위한 협정문의 전면개정"이라며 "협정문을 수정하지 않는 범위의 추가협상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WTO 규정상 미 쇠고기 수입전면개방 협정문을 고치지 않으면 이번 OIE 총회에서 광우병 통제국가 지위를 받은 영국 등 유럽에서도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 나라는 광우병 본산국가로 앞으로 우리나라가 전세계 광우병 허브국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우병 허브국가 되길 바라나"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은 "정부는 추가협상을 아주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고 있는데 협정문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추가협상 발표는 '대국민 사기극'이고 '꼼수'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의 요구는 '30개월 이상이 수입 금지'만이 아닌데 국민의 요구를 축소하고 왜곡하느냐"고 비판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혀, 곱창, 사골뼈, 등뼈 등이 이번 협정으로 모두 들어오게 됐는데 정부가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온갖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한미 쇠고기협정은 재협상이 아니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걸린 문제를 단순히 통상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 미국에 가서 한번 사정해보겠다는 것"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역시 "정부는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김종훈 통삽교섭본부장의 발표는 실질적으로 아무 내용도 없고 미국에 가서 한번 사정해보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박 처장은 이어 "오는 20일까지 정부가 전면재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주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판단, 정권 퇴진운동에 불사하는 투쟁에 들어가겠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향후 국민과의 대토론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30개월 이하 뼈 없는 살코기 수입을 골자로 하는, 야권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 뒤에 숨어서 쇠고기 문제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어 이 법안에도 동의할 것 같지 않다"며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염려한다면 법개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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