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본격 검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3사는 기존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채널A의 28일자 단독 리포트 <청문회 벽 넘을까> - 뉴스A 화면캡처

종편채널 중 채널A가 김용준 총리 후보자 검증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채널A의 <뉴스A>는 28일자 단독 리포트 <청문회 벽 넘을까>에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장남 김현중 씨의 결혼 당시 사진과 고등학교 졸업 사진을 공개하며 "지금 한복 모자를 쓰고 있어서 정확한 키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목 굵기를 보면 50kg 초반이 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황의진 관동대 교수 인용)" "신체검사를 받기 3년 전인 고등학교 졸업 사진에서도 몸무게가 45kg 미만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군 면제를 위해 의도적으로 살을 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지는 리포트 <"좋은 땅 알려달라 먼저 부탁">에서도 "김 후보자가 부장판사로 일할 당시 법원 입회 서기였던 오 씨는 '김 후보자가 먼저 좋은 땅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안성에 살고 있는 조카의 추천을 받았고 김 후보자와 함께 직접 안성에 찾아와 땅을 둘러봤다"며 김 후보자의 재산 의혹을 제기했다. 채널A의 <뉴스A>는 27일에도 <(단독)공동 명의자 "내 땅인지 몰라">, <(단독)키 169cm에 몸무게 45kg 미만?>과 같은 제목으로 김 후보에 대한 재산·병역 의혹을 단독보도한 바 있다.

TV조선도 증여세와 병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김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TV조선 <뉴스쇼 '판'>은 28일자 리포트 <핵심은 증여세 납부 여부>에서 "김용준 지명자의 두 아들에게는 지난 1975년 할머니가 사줬다는 땅이 있다"며 "할머니는 한 사람에 200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들여 이 땅을 사줬고 당시 증여세법을 적용하면 한 사람에 6만원씩 모두 12만원을 내야 했다. 12만원은 당시 쌀 524kg을 살 수 있는 돈으로 7급 공무원의 석달치 월급에 맞먹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유는 '체중미달'과 '통풍'>에서는 병역 면제 의혹을 제기했고 <[단독]"아직도 통풍 치료약 먹는다">에서는 김 후보자의 차남 김범중씨를 인터뷰 해 병역 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리고자 했다.

JTBC <NEWS 9> 역시 꼭지 5개(<사그라들지 않는 '아들 병역의혹'…의도적 체중 감량?>, <"젊은 나이에 통풍이라니" vs "증언해줄 사람 100명">, <김용준 아들 소유 땅값 400만원 → 44억 '1천배 뛰었다'>, <군면제·투기의혹 '첩첩산중'…박근혜 당선인은 몰랐나?>, <김용준 청문회 벼르는 민주당…'최정예 저격수' 배치>)를 할애하며 김 후보자의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종편의 선도적인 의혹 제기와 '김 후보자 때리기'는 박근혜 당선인의 부담보다 자신들의 '생존'이 더 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지상파 방송3사가 그간 박 당선인의 치우친 인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관련 기사 링크) 이를 증명하듯 지상파 방송3사는 김 후보자에 대해 새로운 의혹을 내놓거나 기존 의혹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MBC는 정치권의 뉴스보다 각종 폭력과 관련한 사회 뉴스와 날씨, 건강과 같은 생활 뉴스에 힘을 쏟고 있다.

▲ MBC <뉴스데스크> 21일 보도 목록. MBC는 정치적 이슈보다는 건강·날씨와 관련한 생활뉴스 보도에 힘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 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크>는 28일자 리포트 <의혹 검증 돌파할까?>에서만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3가지"라며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과 두 아들에게 부동산 증여 의혹, 후보자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다. 이에 대해, 김용준 후보자는 뇌물이나 공금 유용과 관련된 일이 아니어서, '문제될 것 없으며 청문회에서 철저히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즉, 김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검증하기보다 여·야 공방으로 사안을 처리했다.

27일에도 한 꼭지(<"의혹 문제 없어" "철저히 검증">)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단순 공방처리했으며 26일자 리포트 <김용준 재산·병역 의혹이란?>도 스스로 집중취재라고 밝혔지만, 양적인 측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나 종편 보도에 비해 수준이 떨어졌다.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이 '생활밀착형 뉴스'를 2013년에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박 당선인 인사에 대한 비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SBS <8시뉴스> 역시 두 꼭지(<'재산·자녀 병역'쟁점 될 듯(25일)>, <"70~80년대 수도권 땅 집중 매입"(28일)>)를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상파 방송3사 중 KBS <뉴스9>은 탐사보도팀의 보도 <잇단 투기 의혹(28일)>을 통해 폐쇄등기부등본을 떼는 등 투기목적으로 서초동 땅을 샀던 김 후보자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또, 같은 날 리포트 <사전검증 여부 주목>을 통해, 김 후보자 사전 검증에 의문을 제기하며 박 당선인의 인사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리해보면, 지상파 3사는 정치적 이슈를 선도적으로 제기하기보다 종편의 적극적인 의혹 제기와 검증 시도를 뒤쫓는 보도만 보여주고 있어 '뉴스 경쟁력에서도 밀린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종편의 보도가 비판의 핵심을 짚기보다 '선정성에 기반한 여론몰기'라는 점에서 사안의 균형을 잡아주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생활밀착형 뉴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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