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진'의 마지막 날 촛불집회가 서울 시청광장에서 8일 저녁 7시 40분경부터 시작됐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3만 여명의 시민들은 '폭력경찰 너나 잘해' '이명박은 물러나라' '국민들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 '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진' 마지막날 촛불집회가 8일 저녁 3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서정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단체인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대표는 호소문을 통해 "오늘 새벽 경찰들이 평화적인 시민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고, 소화기를 뿌리는 등 의도적으로 시민을 자극, 폭력을 유발했다"며 "경찰은 즉각 폭력 유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 대표는 이어 "촛불에 참가한 시민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길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바로 정부와 경찰"이라며 "시민들은 경찰의 폭력유발 책동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오는 10일 100만 촛불을 모아 이명박 정부에게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자. 100만 촛불로도 말을 듣지 않으면 더욱 거대한 국민적 힘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 민주주의를 쟁취하자"고 주장했다.

▲ '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진' 마지막날 촛불집회가 8일 저녁 3만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서정은
▲'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진' 마지막날(8일)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시청광장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는 아이들 ⓒ서정은
자유발언에 나선 40대 남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우리의 건강주권을 부시 대통령한테 넘겨버렸다. 대통령은 앞으로도 상수도 등을 재벌들에게 넘겨줄 것이 뻔하다"며 "어떤 압박이 와도 묵묵히 우리의 의견을 표출하자"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한 간호사는 "다른 사람 말은 다 믿어도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못 믿겠다"며 "대통령은 우리를 '소나기' 취급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저 지나고 마는 소나기 같은 존재가 아니므로 앞으로 우리의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고3 여학생은 "지금까지는 경찰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7일) 경찰이 시민들을 짓밟는 것을 보고 너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국민이 아니라 정부만 보호하려 하고 있다"며 "나는 미국 쇠고기도 먹기 싫고 0교시도 하기 싫은데 왜 자꾸 억지로 시키려고만 하느냐. 이명박 대통령이 제발 우리 말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0대 할머니는 "MBC <100분 토론>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나와 촛불시위에 배후가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배후가 누구냐. 나는 자발적으로 이곳에 나왔다"며 "목이 터져라고 이렇게 외쳐도 정부와 여당은 듣지도 않으므로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이들을 탄핵하고 심판하자"고 성토했다.

▲ '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진' 마지막날(8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에서 양초와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서정은
▲ '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진' 마지막날(8일)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시청광장에서 생중계를 하고 있는 취재진들 ⓒ서정은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결의문을 통해 "국민을 상대로 싸우는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대책회의가 제시한 7대 조건을 지키는 재협상 방침을 선언하라"며 " 그것만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다. 국민의 정당한 저항권을 폭력으로 저지한다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 대표는 "우리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72시간의 촛불대행진을 마치지만 광우병 소속 단체들은 일상업무를 중단하고 시청광장에서 이동사무소를 설치하여 6월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을 준비하겠다"며 "모든 국민들에게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여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저녁 8시50분경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평화대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태평로와 명동, 을지로, 종각 등을 지나 밤 10시경 다시 서울광장에 모여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를 마지막으로 정리했다. 일부 시민들은 서울광장 주변에서 '자유농성'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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