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MBC 기자가 곧 '해고'될 것이란 관측이 MBC 안팎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김재철 MBC 사장의 최종 결재가 늦어지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인사위원회가 열린 직후 징계가 통보됐던 관례에 비춰볼 때, 이상호 기자에 대한 징계 확정이 2주 이상 미뤄지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이상호 기자 ⓒ뉴스1

이 기자는 대선 전날이었던 지난해 12월 18일, MBC가 김정남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폭로했다. MBC는 곧바로 자회사 MBC C&I(엠비씨씨앤아이)에 파견돼 있던 이 기자의 복귀를 명령하고 12월 28일 안광한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기자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인사위에서는 '해고'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인사위가 열린 지 2주가 넘은 지금 시점까지도 김재철 사장이 최종 결재를 미루고 있다. 현재 이상호 기자는 'MBC 보도국 대기 상태'이다.

그간 MBC에서는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내용이 결정되면 곧바로 징계 당사자에게 통보되는 것이 관례였다. 이처럼 김재철 사장의 결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을 놓고 '또 다른 해고자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김재철 사장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고됐던 이근행 전 위원장과 정대균 수석부위원장을 특별채용 한 상황에서 또다시 해고자를 발생시킨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안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 홍보국장은 "두 사람을 복귀시킨 것도 'MBC 문제는 내가 수습하겠다, 내가 해결하겠다'하고 박근혜 당선인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MBC 사장 임기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박 당선인의 답은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원래 인사위원회가 열리면 그날 오후에 발표되는 것이 상례"라며 "어긋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회사 안팎에서 (김재철 사장이) 모처와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더군다나 김정남 인터뷰 때문에 징계위원회에 올랐는데 내가 지적했던 문제점들의 진위가 드러나면서 사측이 명분상 징계를 강행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방콕 특파원 허무호 기자가 7일 MBC 특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허위 트윗이 한국에서 먼저 뜨는 바람에 취재에 큰 방해가 됐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기자는 "바보들이나 하는 말"이라며 "세계적인 특종을 하고서 회사에 의해 낙종 기자로 몰린 나머지 스스로의 특종을 폄하시키고 있다.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보도하면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MBC 인사부 관계자는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징계 결재는 김재철 사장의 결정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징계 결정이 늦어진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MBC 인사부는 "사실 이렇게 늦어진 적은 없다"면서도 "사장이 언제까지 결재해야 한다는 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다.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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