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 7시 어김없이 시작된 촛불문화제. 이날 참석한 20만의 시민들은 한시간 반 동안 덕수궁부터 시청광장과 소공동 일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을 촛불로 뒤덮었다.

▲ 6일 열린 촛불문화제는 20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 정영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지난 5일 오후부터 시작된 북파공작원 단체들의 행사 탓으로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무대를 설치했다. 이들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소속 회원들은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야 시청앞 잔디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의 충돌이 일어나 북파공작원들이 일부 시민을 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서른번째를 맞는 6일 촛불문화제에서는 '청와대 비서관 전원 사퇴 발표'에 대해 "국민들의 뜻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면서 "재협상"구호를 외쳤다. 이날은 광우병소 뿐아니라 대운하, 건강보험 및 물 민영화, 교육정책 등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도 함께 쏟아져 나왔다.

천안에서 올라와 두시간밖에 못자면서 72시간 릴레이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은 “미친 뉴라이트, 미친 교과서, 미친 소, 미친 대운하, 미친 0교시 등 미친 쥐 때문에 국민들이 미치겠다”고 외쳤다. 이어 그는 함께 참석한 아들과 “이명박 아웃(OUT)"을 외치자 시민들이 같이 환호하면서 ”이명박 아웃(OUT)"을 외쳤다.

▲ 아들과 함께 "이명박 아웃(out)"을 외치는 시민 ⓒ 정영은

이어 중학생 자녀를 둔 여성은 무대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잘 못알아듣고 있으니 대통령과 친한 ‘고소영의 영’인 경상도 사투리를 쓰겠다”면서 “대운하, 수돗물과 건강보험 민영화 등 할 말은 많지만 여섯글자로 말하겠다”며 “명박아 방빼라”고 외쳤다. 이에 참석한 시민들은 함께 “방빼라”를 연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또 이날 무대에는 경찰의 폭력진압과 강제연행 동영상에 등장했던 한 시민이 올라와 "자신은 무사하다”면서 시민들의 걱정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임모씨는 지난달 31일 통인 경찰서 부근에서 연행돼 47시간 55분만에 풀려났다. 임씨는 연행되면서 10대도 넘게 맞아 요 며칠 계속 약먹고 누워있었다"면서 "자신의 회복된 사진을 올렸지만 여전히 안부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직접 나서게 됐다"며 "될때까지 모이자"고 강조해 수많은 박수를 받았다.

▲ 군홧발 진압으로 입원중인 이나래씨의 편지를 읽고 있는 민변 소속 변호사 ⓒ 정영은

이어 최근 군홧발 진압으로 입원중인 대학생 이나래씨가 친필을 보내와 민변 변호인단이 낭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나래씨는 친필 편지를 통해 “나에 대한 폭행은 조직적이었다”면서 “상부의 지시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한 전경을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씨는 “이날 폭력 진압을 명령한 정부 관료와 경찰청 지휘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나에 대한 2차 가해”라면서 무책임한 경찰청과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행사에는 가수 안치환씨도 참석했다. 안씨는 <광야에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와 함께 자신의 신곡 <유언>을 공개하며 불렀다. 안치환씨의 신곡 <유언>의 가사는 어느 시민의 촛불 시위에 대한 글을 가사로 담은 내용이라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다음은 가사 내용.

내가 광우병에 걸려 병원 가면 /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도 못받고 그냥 죽을텐데
땅도 없고 돈도 없으니 / 화장해서 대운하로 뿌려다오

마지막 발언자로 참석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재협상이 통상 위기 부른다’는 발언에 대해 “장관고시 관보 게재가 시작되지 않은 한 미국은 통상압력을 가할수 없다는 사실을 이명박 대통령이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갑 의원은 현재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하며 9일째 단식농성을 진행중이다.

▲ 6일 저녁 시청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서른번째 촛불문화제 ⓒ 정영은
한편 이날 사회자는 "경찰들이 오늘 촛불문화제 참석자를 2만5천명이라고 했다더라"고 전하자 시민들은 경찰들을 향해 "정직하게 사세요", "폭력은 이제 그만"을 연호하기도 했다.

현재(밤 10시 기준) 20만 시민들은 안국동 방향과 서울역 방향, 명동 방향 등으로 나뉘어 "협상 무효, 고시 철회", “국민들이 승리한다", "청와대로 가자”를 외치면서 행진을 하고 있고 광화문으로 집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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