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문화제 장소가 덕수궁 앞 대한문으로 변경됐다. 북파공작원 단체들이 현충일을 맞아 ‘특수임무수행자 추모제’를 열겠다며 서울광장을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들 북파공작원 단체인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소속 100여명의 회원들은 5일 오후 1시경 갑자기 서울시청 부근에 나타나 수 천여 개의 위패와 태극기를 광장에 채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5일 오후 7시부터 ‘대한민국 특수임무 전사자 합동위령제’를 열겠다고 밝힌 뒤 서울광장 주변을 플래카드 등으로 차단,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특수임무수행자회측은 “5일 밤 북파공작원 희생자 추모행사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고, 현충일인 6일에는 10시부터 위령제를 시작해 일몰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시민은 “갑자기 위령제를 이곳에서 개최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면서 “시민들과의 충돌을 유도하기 위해 누군가가 동원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들은 광장을 가로막고 선 이들 북파공작원단체 소속 회원들을 향해 ‘누가 시켰느냐’ ‘일당은 얼마나 받았느냐’ ‘너희들이 이명박 특수부대냐’ ‘당장 이곳에서 나가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5시40경 “이들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촛불 문화제 장소를 덕수궁 앞 대한문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대책회의 측은 촛불문화제가 끝난 이후 태평로 앞으로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