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쌀쌀한 날씨에도 4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는 3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들은 비옷과 우산, 따뜻한 옷을 미리 챙겨 나오는 센스를 발휘했다. 예비엄마들의 인터넷까페 '미.인.계'에서는 빵과 생수, 김밥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 6월4일 서울 시청광장 촛불집회. ⓒ정은경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기자회견과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미국에 30개월 이상 소 수출금지를 '요청하겠다'는 정 장관의 발언과 한국이 '과학적 근거 없이' 미국 소의 안전성을 의심한다는 버시바우 대사의 말이 그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해 동맹휴업에 들어가기로 한 덕성여대 주하나 총학생회장은 "정운천 장관이 미국에 30개월 이상 소 수출금지를 '요청하겠다'고 말한 것은 한미 쇠고기 협상 자체가 얼마나 비굴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미국에는 벌벌거리고 한국 국민들에게는 떵떵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촛불소녀들의 팻말. ⓒ정은경
촛불집회는 더 이상 쇠고기 문제에 머물지 않고 '미친 교육' '미친 대운하'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재수생은 "어제가 이명박 정부 취임 100일이라는데 더 끔찍한 것은 앞으로 1800일이나 남았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꼴을 더 봐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7시부터 8일 7시까지 서울 시청광장에서 릴레이 철야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천주교 평신도 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박순희 상임대표는 "촛불이 커다란 불기둥이 되어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 잘못을 알 때까지 비상시국농성에 들어간다"며 "내일은 시청광장을 텐트로 가득 메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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