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의 촛불정국 관련 '막말'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충환 의원의 '쇠고기 반대 시민 폭언'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촛불집회 폄하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이상득 의원은 4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폄하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 3일 이상득 한나라당 국회의원(경북 포항 남구·울릉군)은 전경련 등 경제 5단체가 주최한 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리셉션에서 "촛불집회에는 실직하고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과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 세계일보 6월 4일자 4면
이날 세계일보 등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상득 의원은 인사말에서 "거리에서 불평하고 호소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소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문제 전반이었을 것"이라면서 "실직하고 일자리가 없어 길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과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의원들이 합심해서 이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다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세계일보는 4일자 기사 <"촛불집회 참가자는 실직한 젊은이·서민">에서 "이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 부진에 대한 '불만'과 소고기 재협상을 요구한 촛불집회을 연계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면서 이상득 의원 홈페이지에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 대한 항의 글이 하루사이 수천건이 쇄도해 4일 오전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야권도 4일 일제히 "형제는 용감했다, 국민 무시 이명박 가(家)", "이상득 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이상득 의원은 국민앞에 석고대죄하라"는 논평을 내고 맹렬히 비판했다.

▲ 이상득 한나라당 국회의원 홈페이지
이에 이상득 의원은 4일 오후 3시경 '전경련 행사에 대한 해명'이라는 글을 통해 "일부 언론의 보도는 발언의 취지와 다르지만 저의 발언으로 마음 상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당일 행사장면을 녹화한 동영상과 연설 전문을 올렸다.

또 이 의원은 해명 글에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희망을 주자는 경제계와 정치계가 함께 다짐하는 자리였다"면서 "동영상에 나오듯이 저는 촛불집회를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하고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폄하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번 마음 상하신 분들의 오해가 풀릴 수 있기를 바라며,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더 한층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현재도 네티즌들은 이 의원의 홈페이지에 "이상득 의원이 집회 참여자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은 평균이하 생활수준을 가진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이 의원의 현실 인식이 문제"라면서 항의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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