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방송과 신문, 종교방송 다 죽이는 민영미디어렙 도입 계획 즉각 철회하라 -

방송통신위원회가 ‘세계 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 이라는 보고서를 준비해 곧 청와대에 업무보고하려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흘러나온 내용을 보아하니 ‘세계 일류 실천계획’ 이 아니라 언론전반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너무나도 위험한 실천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그토록 우려하고 반대해왔던 대기업의 방송소유를 가능하게 하는 계획이 포함돼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MBC와 KBS2를 대기업에게 팔아넘기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권차원의 방송장악기도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실천계획’의 위험성 중에서도 우리는 특히 민영미디어렙을 도입하고자 하는 계획에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현재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의 독점체제를 해소하고 광고판매에도 경쟁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코바코 체제는 광고의 균형배분을 통해 취약매체들의 공적재원을 조달하는 공공성에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 체제가 해체되고 그들의 의도대로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 우리는 쉽게 예측 할 수 있다. 정해진 광고 물량을 두고 극심한 경쟁이 촉발되고 힘센 매체와 자본이 지배하는 독점적인 언론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그 와중에 취약한 매체들은 모두 고사당하게 된다. 취약한 매체들은 누구를 말하는가. 바로 지역방송과 지역신문, 종교 방송들이다.

문화체육부가 지난 3월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의뢰한 ‘방송광고제도 변화에 따른 매체별 광고비 영향 분석’의 가상 측정 결과는 민영미디어렙 도입이 미디어 산업 양극화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앙 지상파 방송의 경우 제도 도입 후 4년차에 광고시장이 35.3% 증가해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지역 민방은 20% 줄어든 1700여억원, 종교방송은 80% 감소한 2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의 경우에도 기타 일간지의 경우 2년차에만 40.2% 축소돼 경영위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소수의 방송사와 신문을 제외하고는 그들 말대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이다. 중앙집중과 지역홀대의 시대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성의 가치와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고 보존하기위해 노력해 온 ‘취약매체’인 지역방송과 지역신문 들은 사라지고 강자만의 단순한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사상, 종교 활동의 자유라는 가치를 꿋꿋이 지켜온 종교방송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되어 사라지게 될 운명에 놓이게 된다. 민주주의의 토대인 여론다양성의 실현, 매체간 균형발전, 국가균형발전, 종교 사상의 자유. 이러한 가치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본 세력의 광고를 유치하기 위한 시청률 경쟁과 방송 프로그램 전반의 선전성, 상업화 경쟁만이 남게 된다. 자본 시장을 통한 무한 경쟁을 추구하겠다는 그들의 정책목표가 현실화된다면 말이다.

우리가 코바코 해체와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이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광고시장에서의 극심한 경쟁과 혼란이 초래할 또 다른, 더욱 위험한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상상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광고시장에서의 극심한 경쟁과 혼란한 상황은 살아 남기위한 경쟁을 더욱 더 촉발 할 것이며, 각 매체들은 항상 광고라는 이름의 돈과 이 돈을 손에 쥐고 있는 대기업 자본에게 취약한 대상으로 존재하게 된다.

언론전반에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계속된다면 언론의 공공성의 가치는 사라지고 경쟁과 혼란 속에 또 다른 지배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어려워진 환경 속에서 자본과 권력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실현해 줄 충성매체들이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게 되고 , 이들이 자연스럽게 언론전반을 서서히 지배하게 된다. 이들이 누군가가 될지는 뻔하다.

그동안 보수정권과 자본의 이익에 철저하게 복무해온 그 주인공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라. 바야흐로 그들의 천년 세상은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신문과 방송이 그들의 지배를 언제까지 공고히 해주는 여론 독점과 여론 조작의 충실한 도구가 될 것이다. 너무나 위험한 상상인가? 차라리 상상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광우병 쇠고기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본다면 이 상상이 결코 상상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코바코 체제가 해체되고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되는 순간부터 이 위험한 상상이 서서히 현실화 되기 시작한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따라서 우리가 여기에 반대하는 것은 살아 남기위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여론의 건전성과 다양성을 최대한으로 지키기 위한 반대이자 ,언론으로서 국민에게 그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반대이자, 특정세력에 의해 나라 전체가 지배되고 그 지배가 구조화 되는 것을 막는 반대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그들의 ‘일류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는 언론의 공공성을 침해하고 위협하는 어떤 기도에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그들이 취약매체라고 부르고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약자로 규정한 지역방송과 지역신문, 종교방송의 구성원들이 함께 싸워서 이길 것이다. 약자이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수 있고, 약자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승리하는 당연한 순리대로 말이다. 지금 촛불하나씩을 들고 싸우고 있는 수많은 약자들이 승리하는 모습대로...

2008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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