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 3사 메인뉴스는 새누리당 SNS미디어본부장의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여·야 공방을 공통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방송 3사에서는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16일 오후에 공개한 윤정훈 목사(새누리당 SNS미디어본부장)의 불법선거운동 관련 녹취는 들을 수 없었다. 윤 목사의 발언은 '불법 선거운동'과 새누리당의 연관성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에도, 방송 3사는 이를 시청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나꼼수는 '호외12'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윤정훈 목사의 육성을 공개했다.

▲ <나는 꼼수다>팀의 김어준(왼쪽)씨와 주진우 <시사IN> 기자. ⓒ뉴스1

윤 목사는 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박근혜 후보 수석보좌관도 (나와)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다. (그가) '박 후보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그나마 기독교를 보호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냐, 종북좌파 쪽은 아니지 않느냐'며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목사는 "박 후보의 보좌관과 계속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 그 사람(수석보좌관)이 웬만한 국회의원 3선보다 힘이 세다"며 "박근혜 바로 직통 라인이 있다. 김무성이 오고 그 다음에 바로 (박근혜)후보가 올 것이다. 그래서 사무실을 여의도로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윤 목사는 '여의도 사무실 마련 비용'과 관련해 "지금 여의도에 41평 오피스텔을 얻었다. 내가 돈이 어디 있느냐"며 "나를 지원하는 분이 국정원과 연결돼 있다. (선거 막판에) 국정원에서 박근혜를 도우라는 정보가 왔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이 일은) 진로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도 부탁하고 있고 국회의원들도 부탁하고 있다"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오피스텔 근무자)들 중 몇몇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바로 픽업된다. 청와대나 공기업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방송 3사 메인뉴스의 16일자 보도. 방송 3사는 불법 선거운동을 단순 공방으로 처리하며 경마식 중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MBC, KBS)-방송 3사 뉴스 화면 캡처

윤정훈 목사의 녹취가 공개됐음에도 방송 3사는 'SNS 불법 선거운동'을 여·야 단순 공방으로만 보도하고 있다.

13일 단독보도 <불법 선거운동 혐의 조사>를 통해 불법 선거 운동의 현장을 알린, KBS <뉴스9>는 16일 '여야 공방 전면전'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에서 "선관위가 불법선거운동 의혹으로 새누리당 관계자를 고발한데 대해 민주당은 박근혜 후보가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고 새누리당은 당과 무관한 일이라고 거듭 맞섰고 고발된 새누리당 관계자는 서울시선관위를 검찰에 맞고소했다"고 밝혔다.

SBS <8시뉴스> 역시 <전방위 공세.."적반하장">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민주통합당이 서울 여의도의 한 건물에서 SNS 불법선거운동을 해왔다고 새누리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선관위가 검찰수사를 의뢰하자 새누리당은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며 여·야 공방으로 처리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與 수사 의뢰…野 선관위 제보>에서 "대선을 사흘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측 간의 '불법 선거운동' 공방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고발에 맞고발, 그야말로 난타전"이라며 취재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경마식 해설에만 몰두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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