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의 '새누리당 편향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15일 <정동영 노인 폄하 글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난했다.

▲ MBC <뉴스데스크>의 15일 보도 <정동영 노인 폄하 글 논란>. MBC는 정동영 상임고문이 인용한 #한홍구서해성직설 부분을 삭제했다.

MBC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정동영 상임고문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젊은층 투표를 독려하며 노인 폄하 내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며 "정 고문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 신문 기사를 인용해 '이번에 하는 청춘투표가 인생투표'라며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 고문은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지난 17대총선 당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노인 유권자 폄하발언을 일으킨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동영 상임고문이 작성한 트윗은 같은 날 <한겨레>의 기사 <너 자신의 청춘을 위해 투표하라>를 인용한 것이었다. MBC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트윗에서 인용 표시(#한홍구서해성직설)를 지운 채 보도했다. <한겨레>기사 <너 자신의 청춘을 위해 투표하라>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서해성 작가의 대담 내용을 담고 있다.

한홍구 교수와 서해성 작가는 스스로 '꼰대'라 칭하며 "꼰대들 중에는 '가카'를 필두로 한 이른바 산업화세력. 독재세력, 독점세력이 둔갑해서 이름을 바꾼 게 산업화세력인데. 걔네들은 '인마, 왜 니네 좋은 직장 가려서 가려고 하냐, 그러니까 취직이 안 되는 거야' 그러면서 조지고, 다른 한쪽에선 '너희들 왜 그렇게 역사의식이 없냐' 하고. 사실 그러면 후배들이 얼마나 열 받겠어. 둘 다 '우린 이렇게 했는데 니네는 뭐하는 거야' 그 말을 너무 많이 했다는 거지. 이번 기회에 20대한테 사과 한번 합시다"고 말했다.

특히 서해성 작가는 "나는 꼰대다. 꼰대란 자기가 겪어온 것으로 후배들을 조지는 자들을 이른다"라며 "경제민주화 투표 등 숱한 이름으로 부르는 이번 대선이, 분명한 건 시대의 나침반 좌표를 다시 설정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이 좌표 결정을 낡은 언론과 꼰대들의 '늙은 투표'에만 맡겨두는 건 청춘들에게 모욕"이라고 밝혔다.

글의 맥락을 살펴보면 한홍구 교수와 서해성 작가가 말한 '꼰대'는 '노인 폄하'가 아닌, 기득권이 된 기성세대 전반을 꼬집는 '상징어'에 불과했다.

한홍구 교수는 보도가 논란이 되자, 본인의 트위터에 "원문 읽어보세요. 꼰대는 어르신이 아니라 한홍구·서해성이나 386입니다.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마세요"라며 "안철수 현상 낳게 한 민주당의 무기력을 떨치고 자기네 좋았던 젊은 시절 기준으로 지금 젊은이들 탓하지 말라는 뜻이죠. 2007년 대선 패배 후 정동영은 누구보다 열심히 바닥을 기며 85호 크레인 등 현장을 다녔죠"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트위터 화면 캡처

결국 MBC는 트윗의 출처까지 지우면서 악의적으로 정동영 상임고문을 음해했고 그의 8년 전 발언까지 보도하며 내용과는 무관한 '노인 폄하' 논란을 확산시켰다. 이는 새누리당의 '정동영 때리기' 프레임을 충실히 따른 보도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BS <뉴스9> 역시 같은 날 <'네거티브'공방 가열>이라는 보도로 정 상임고문 트윗 논란을 다뤘지만, 보도 시간은 10초에 불과했다.

한편, SNS에서는 MBC가 방알단(방송 알바단) 노릇을 자처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방알단(방송 알바단) MBC는 오늘도 부끄러운 보도를 쏟아낸다"며 "MBC 뉴스를 마음 편히 보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누리꾼들은 "단지 인용만 한 것을 저렇게 호들갑" "정동영 후보가 트윗에 올린 글이 대통령 후보가 경찰한테 끌려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하냐" "편파 중 편파"라며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 <한겨레> 15일자 기사 <너 자신의 청춘을 위해 투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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