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7일 앞으로 다가온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우리 사회의 결정적 변곡점이 될 이번 대선에서 지난 5년의 언론장악을 똑똑히 기억하고 심판해 달라"며 국민들을 향해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 언론노조는 12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노조 대국민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도연

언론노조는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대국민선언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 동안 해고와 징계를 당한 언론인들의 숫자가 454명에 이른다고 발표하며 "이제 국민들이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TV토론을 통해 박근혜 후보가 전두환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녀의 아버지가 다카키 마사오라는 것이 밝혀졌다"며 "또, 박근혜 후보는 수첩에 적혀있는 글을 읽지 않으면 토론 진행 능력이 전무하다는 게 알려졌다. 이런 모든 검증은 언론이 담당했어야만 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언론이 마땅히 제공했어야 할 심층보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양심적인 언론인들을 해고시키고 내몰았다"며 "왜곡의 현실과 거짓의 바다와도 같은 대한민국 언론은 보도가치가 있는 내용은 모조리 빼버렸고 방송사 사장의 입맛에 따라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공영방송은 현재 벌거벗은 공주인 박근혜 후보가 아름다운 인물인마냥 미화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죄송하지만, 마비된 언론을 위한 대수술에 힘을 보태달라"고 입장을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국민들에게 돌 맞으러 나왔다.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 단장의 신 보도지침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김재철의 MBC는 MB정권에 부역하고 있었다"며 "이런 말씀을 드리기엔 송구스럽지만 MBC를 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주요 공영방송과 보도 채널의 판파성이 극심해질 것이며, 민심을 가리는 것이 그들이 의도하는 바"라며 "부역질한 언론사 MBC를 잊지 마셔야 MBC가 구성원들과 국민에 의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석 언론노조 KBS본부장 역시 "현재 KBS 기자협회와 피디협회가 제작 거부를 결의한 상태"라며 "오늘(12일) 이사회에서 이사들과 길환영 사장은 공정보도 침해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사과뿐 아니라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와 파업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싸울 것이다.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서 남은 대선 기간 중 조금이나마 나은 방송이 될 수 있도록 KBS구성원과 새 노조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언론노조는 '시민들에게 하는 백배'를 진행하며 언론 노동자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도연

이송 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은 "지나가시는 서울 시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는 드릴 것이 없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부정부패에 침묵하는 언론 환경에서 언론 노동자들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오늘은 시민 여러분들에게 도움과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네거티브와 경마식 보도, 가십 위주의 보도 행태가 만연한 우리의 언론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힘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언론노조는 '시민들에게 하는 백배'를 진행하며, 언론 노동자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지난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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