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취재하던 언론사 기자들도 폭행을 당하고 경찰에 연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규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MBC 촬영기자…경찰에 발길질 당하고, 주먹에 맞고

MBC 영상취재팀 김신영 기자는 5월 26일 새벽 1시 30분경 신촌 로터리에서 경찰의 시민 연행 상황을 취재하던 중 경찰 간부급으로 보이는 이에게 발길질을 당했다. 6월 2일 새벽 2시경에는 영상취재팀 서두범 기자가 서울 시의회에서 시민 연행 과정을 취재하다가 의경의 주먹에 얼굴을 맞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상취재2팀 이세훈 차장은 "김신영 기자의 경우 다음날 바로 경찰에 항의 전화를 했는데 공보관 쪽에서 사과와 함께 '다음부터는 완장을 꼭 차주라'고 말하더라"며 "하지만 사실 완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비가 온 것도 아니고 카메라에는 'MBC' 로고가 분명히 붙어있었다"고 주장했다.

▲ 2일 새벽 광화문 네거리. 경찰 버스 위에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을 경찰이 내려 보내려고 하자, 시위대가 알권리를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제지하고 있다. ⓒ안현우
이 차장은 "경찰은 주로 연행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하기 때문에 카메라 기자가 시민 연행 장면을 찍는 걸 싫어한다. 경찰이 취재진인 것을 알고도 폭행한 것"이라며 "서두범 기자의 경우 오늘(2일) 오후 4시 30분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차원에서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을 항의방문했다"고 밝혔다.

KBS 신봉승 기자…현재 병원치료 중

KBS 역시 미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5월 2일부터 6월 2일 현재까지 촬영기자 2명과 오디오맨 2명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피해를 본 상황이다.

영상취재팀 신봉승 기자는 2일 전경의 폭행으로 옆구리와 얼굴을 가격당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정일권 오디오맨 역시 1일 물대포에 맞아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손가락 골절 사고를 당한 KBS 영상취재팀 정환욱 기자
영상취재팀 정환욱 기자도 5월 27일 새벽 2시경 전경이 할머니를 방패로 구타하는 장면을 촬영하다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폭행을 당해 우측 약지 손가락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후 정 기자는 신촌연세병원에서 이날 오전 8시경 손가락 뼈와 인대 봉합고정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정 기자의 상태에 대해 담당 의사는 "단순 골절 및 인대 손상이 아니라 뼈에 붙어 있는 인대가 복합적으로 손상됐다"며 "앞으로 약 6주간 추이를 지켜보고 수개월간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오마이뉴스,미디어스 등도 피해

이밖에 한겨레, 오마이뉴스, 미디어스 등의 언론사 기자들도 경찰의 강제진압에 피해를 보고 있다.

본지의 안현우 기자는 2일 새벽 경찰차 위에서 취재를 하다 경찰에 연행돼 2일 오후 6시 현재까지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는 경찰이 한겨레 박종식 기자를 방패로 밀고, 박 기자의 카메라를 잡아채는 와중에서 카메라 장비가 땅에 떨어져 부서졌으며 박 기자의 안경이 파손되기도 했다.

촛불집회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취재기자 10여 명 역시 5월 31일과 6월 1일 새벽 시민들과 함께 있다가 거의 직격탄으로 물대포를 맞아 이중 1명은 허리를 다쳐 현재 집에서 요양 중이다.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협회보'의 윤민우 기자는 1일 새벽 4시경 청와대 진격을 시도하는 시민들과 함께 이동하다가 경찰의 방패에 찍혀 얼굴에 부상을 당했으며 인터넷언론 '참세상'의 김용욱, 이꽃맘, 안보영 기자도 1일 오전 7시경 취재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았다.

경찰 물대포에 카메라 '고장', 노트북 '파손'

한편 취재진 폭행과 연행 외에 '장비 피해'도 집계되고 있다.

KBS의 경우 1일 새벽 4시경 광화문 촛불시위를 취재하던 KBS 취재용 HD ENG 카메라 4대가 경찰의 물대포 세례로 인해 고장났다. 한겨레 역시 1일 새벽 1시경에 서울 삼청동길 입구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취재영상팀의 카메라 3대와 노트북 등이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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