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3신-6시] 1일 오후 5시께부터 서울 경복궁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던 시민들은 한 시간 만인 6시 해산됐다. 경찰은 “청계광장에서 평화시위를 계속하라”며 강제 해산을 종용했고 이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시청으로 이동 중이다.

오후 6시10분 현재 살수차는 퇴장하고 상황이 마무리됐다. 차들은 다시 다니기 시작했으나 효자동 길은 여전히 경찰에 막혀있는 상태다.

한편, 오후 7시부터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서울 시청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 2신-5시47분] 1일 오후 5시47분 서울 경복궁역 근처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이 시작됐다. 경찰의 경고방송 뒤 시민들 일부는 인간띠를 만들어 대응했으나 곧 진압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계속 “비폭력”을 외치며 대항하고 있으나 52분에는 살수차까지 등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지난달 31일에 이어 오늘(6월 1일)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아침부터 서울 시청광장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일찌감치 거리로 나섰다. 1일 오후 5시 40분 현재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부근인 경복궁역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 청와대로 향하는 길을 경찰이 막고 있다. ⓒ안현우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경찰청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도부의 지휘 없이 발걸음을 청와대로 옮기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을 에워싸고 있으며 시민들은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계속 "비폭력"을 외치며 항의하고 있으나 경찰이 경고방송을 하며 시민들 쪽으로 범위를 계속 좁히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후 5시40분 경찰이 "10분을 주겠다"며 마지막으로 경고하면서 대치 상황이 심각하다.

서울 시청광장 3천여명 모여…생수, 초코파이 등 무료로 나눠줘

▲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시민들. ⓒ안현우
앞서 이날 오후부터 서울 시청광장에는 3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이명박 대통령은 퇴진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규탄했다.

시청광장에 모인 시민들 중에는 어젯밤에 이어 '마라톤 시위'를 하는 이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늘도 열심히 싸우자"며 결의를 다졌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서 시청 광장 옆에서 천막을 치고 집회 참석자들에게 생수, 초코파이, 김밥, 커피 등을 무료로 나눠줬다.

'밤샘 시위'를 하고 있다는 한 40대 남자는 "오늘 새벽 경찰 특공대의 강제 진압으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람도 있고, 실명 위기에 몰린 사람도 있다"며 "예전 같으면 시위에는 쇠파이프나 돌멩이가 동원됐는데 지금 촛불집회는 일부 시민이 흥분하면 다른 시민들이 '비폭력'을 외치며 이들에게 질서를 지키자고 주장한다. 폭력을 쓴 건 바로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폭력을 쓴 건 바로 경찰"…"열 받아서 집에 못가겠다"

▲ 대학생들이 시청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안현우
어제 집회에 참석했다는 30대 남자 역시 "경찰이 물대포를 시민을 향해 쏘고, 쓰러졌는데도 또 쏘고 이들을 방패로 찍었다"며 "오늘 상황을 봐서 끝까지 있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유발언에서 민모씨는 "너무 피곤하지만 열 받아서 (집에) 못 가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우리 나라가 아니라 미국의 경제를 살리고 있다. 국민의 저력을 끝까지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남자는 "인터넷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을 보고 화가 치밀어서 나왔다"며 "대통령은 우리에게 촛불을 누가 나눠줬냐고, 배후를 캐라고 밑에 사람들한테 시키고 있는데 우리는 누가 시켜서 나온 게 아니다. 굳이 배후를 말하자면 '나의 양심'"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장모씨는 "얼마 전 내 얼굴이 조선일보 1면에 실렸는데 조선은 기사에서 '반정부 폭력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고 있다'고 표현하더라. 우리가 어떻게 반정부 집단이냐. 청와대와 한나라당이야말로 '반국민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 한 시민이 청소년 연행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안현우
종로구에서 왔다고 밝힌 30대 남자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명박 정부는 마치 '테러 집단'인양 경찰 특공대를 내보내고 있는데 정부는 국민의 힘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이번 문제만 봐도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등학생은 0교시와 야간 자율학습에 죽어나고,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 감당하느라 1년씩 휴학하고, 졸업해서도 88만원 밖에 못받는다"며 "국민은 정부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경고를 보내도 안되면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사, 찍기만 하고 방송 안낼 거면 찍지도 마라"

한편 시민들은 언론 보도에 큰 불만을 품은 듯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의 취재에 "어디서 왔냐" "KBS도 취재 거부한다" "찍어만 놓고 내보내지 않으니 아예 찍지 말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별취재팀=안현우 민임동기 윤희상 정은경 곽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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