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섭 EBS 신임 사장이 첫 출근일인 30일, 노조의 출근저지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류성우)는 30일 오전 10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 뒤, 곧바로 '낙하상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했다.

▲ 신용섭 EBS 사장의 첫 출근일인 30일, EBS노조는 출근저지에 나섰다. ⓒ김도연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출정식에서 "이번 사장 저지 투쟁은 조건부로 전개하되, 신씨가 공영방송 EBS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만약, 신 씨가 함량 미달의 인사로 판명되거나, 제작 자율성 담보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그가 EBS에 한 발 짝도 들여 놓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용섭 신임사장은 오전 10시 방통위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11시 40분경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EBS 정문 앞에서 내렸다. 이명구 현 EBS 부사장을 비롯한 사측 인사들은 신용섭 신임사장을 맞이하며, 신임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제작 자율성의 의지를 밝히지 않으면 절대 들어갈 수 없다. EBS는 정권의 인사 문제를 해결하는 해우소가 아니다"며 "방통위가 이번 사장선임에 자신이 있었다면 이렇게 밀실로 처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뒤 신용섭 사장의 출근을 가로막았다.

▲ 신용섭 EBS신임 사장(가운데)이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김도연

이에 대해 신용섭 신임사장은 대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신용섭 신임사장은 "이런 식으로 막으면 대화도 할 수 없다.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달라"며 "나 역시도 채점자가 아닌 수험생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대화의 방법을 먼저 제시해달라"고 입장을 표했다.

류 지부장은 "우리 EBS 구성원들은 사장의 이름 석자만 알고 있다"며 "공영 방송의 종사자로서 큰 굴욕감을 느낀다. 오늘은 절대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섭 신임사장은 "자리를 만들고 대화를 통해서 입장을 밝히고 설명하겠다"며 "오늘은 일단 돌아가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신용섭 사장은 'MB 정부의 낙하산 사장이고 방송 비전문가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급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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