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회원님들이 보내셨습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30일 '미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 시청광장 입구에는 "아고라 님들이 보내셨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성금을 모아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생수 등을 후원하는 것이었다. 아고라 회원 몇몇은 시민들에게 "여러분 힘내세요"라며 생수 외에도 핫브레이크, 초코파이 등을 무료로 나눠줬다.

▲ 미디어 다음 아고라 회원인 직장인 이선민씨(31) ⓒ곽상아
촛불문화제가 시작하기 1시간 전인 오후 6시에 시청 광장에 도착했다는 미디어다음 아고라 회원 이선민씨(31, 직장인)는 "전주에 있는 사람이 서울에 있는 집회에 참여할 수 없으니 이렇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해서 후원 계좌를 열었는데 그 글을 본 다른 네티즌도 동참했다"면서 "애초에 120여 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150만원이나 모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대해 "시민들이 소통을 원할히 할 수 있는 창구이자 국민을 모이게 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하면서 "현재 쇠고기 협상 문제를 넘어서 국민을 우습게 보는 정부와 국민의 대결 구도로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데 앞으로 다른 사안에서도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대통령 탄핵도 그다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를 10년 넘게 구독했다는 이씨는 "당시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조중동의 보도태도를 유심히 봤더니 같은 사안을 두고 과거와 전혀 달리 보도하는 등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며 "조중동은 국민을 위한 언론이 아니다. 5.18때도 조중동은 앞서서 왜곡 보도를 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아고라 시민들은 조중동에 광고를 주는 기업들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 유명 업체인 OO제약, OO텔레콤으로부터 광고 철회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며 "오늘(30일)도 목우촌에서 조선일보에 광고했는데 아고라 시민들이 이에 전화하는 등 항의했다. 그랬더니 AI로 인해 피해보는 농가들을 돕기 위해 그랬을 뿐이라며 다음부터는 좀더 조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이씨는 "아고라 시민들은 '믿을 만한' 신문인 경향과 한겨레를 돕기 위해 구독운동, 사서 보고 지하철에 남겨두기 운동 등도 펼치고 있다"면서 "포털 사이트의 여론 조작에 대해서도 요즘 말이 많은데 다음에서도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긴 하지만 네이버 보단 상대적으로 괜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미디어다음 아고라'는 성금을 모아 30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생수 등을 후원했다. ⓒ곽상아
정부의 언론 통제 의혹에 대해 이씨는 "정부의 언론통제는 공공연한 사실이 돼버렸다. 힘있는 자의 횡포"라고 지적한 다음 "한반도 대운하 연구원의 양심 선언도 그렇고 많은 매체들이 정부의 압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축소보도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MBC 민영화 문제나 KBS 정연주 사장 사퇴 압력도 정부의 언론통제와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며 "아고라 내에서는 MBC가 민영화되면 주식을 사자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와의 인터뷰 중간에 모 신문사 기자로 추정되는 40대 남자가 인터뷰 장면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몰래 찍다가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이씨와 기자가 "어느 신문사에서 왔냐"고 묻자 그는 "말 못한다. 신문사 기자 자격으로 찍는 게 아니라 그냥 개인 자격으로 찍는 것이니 상관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이씨가 "신문도 신문 나름"이라며 화를 내자 그는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