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대문로 YTN사옥 ⓒ미디어스

배석규 YTN 사장의 직접 지시로 'YTN 사회1부 성희롱 사건'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YTN 노조는 책임자의 보직 박탈을 우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일 YTN 사회1부는 성전환 무용수들이 전라에 가까운 차림으로 등장하는 업소에서 2차 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사회1부장과 사건팀 데스크 간부를 비롯해 여러 여 기자들과 갓 수습을 뗀 기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 못한 광경에 여 기자뿐 아니라 남자 기자들도 상당한 불쾌함과 당혹감을 느꼈다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서 최고 책임자인 부장은 회식 내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상황을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사건팀 데스크는 "예전에 (여기자인) 000, 000도 (이런 곳에) 함께 간 적이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배석규 YTN 사장은 직접 감시실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주문했다. YTN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놓고 "갓 수습을 뗀 막내 기자들도 함께 했을 텐데 부끄럽지도 않느냐" "낯이 후끈거린다" 등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YTN 노조는 13일 성명을 통해 "직장 내에서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되는 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문책, 재발 방지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성희롱-성폭력 피해 상담 신고 센터' 역시 피해 내용이 접수된 만큼 즉각 진상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YTN 노조는 "철저하고 순조로운 조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부서 내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자와 피해자를 격리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책임 당사자인 상급자들과 한 부서에서 계속 대면해야 하는 상황은, 상대적으로 입사 연차가 낮은 피해자들에게 크나큰 심적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YTN 노조는 "따라서 일단 부서장과 사건 데스크를 현 보직에서 배제해 피해자들과 격리한 뒤 본격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순리이며 이는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어디서든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할 전제 조치"라면서 "사측에 엄정한 진상 규명과 조직 안정화 의지가 있느냐 여부는 바로 이런 출발점에서 이미 판가름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정호 YTN 홍보팀장은 14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감사가 언제 끝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감사실은 양쪽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며 배석규 사장이 직접 지시한 만큼 부적절한 사실이 확인되면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정호 홍보팀장은 "이런 사건은 YTN에서 거의 없었다"면서 "성희롱과 관련해서는 엄격한 처벌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YTN의 규칙"이라고 말했다.

'책임자 보직 박탈이 우선'이라는 YTN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한정호 홍보팀장은 "다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면서 "인력 운영이 금방 바뀔 수는 없겠지만, 감사를 통해서 부적절한 사실 확인이 되면 징계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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