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시위 참가자 1천 명을 다 연행해 버리고 싶다”

그렇다. 결국 어청수 경찰청장은 자신의 발언을 실현하였다. 오늘 새벽, 경찰은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서울광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 중 111명을 불법, 폭력 연행하였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며칠 전 망언대로 촛불문화제 참가자에 대한 폭력진압과 무차별 연행을 자행한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총 200여 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되었고, 또 많은 시민들이 부상을 당했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을 방불케 하는 경찰의 폭력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국민의 말에 귀 기울이라는, 국민의 건강과 권리를 무시하는 정권의 행보에 경종을 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요청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답은, 바로 전투경찰의 방패와 곤봉이었다.

연일 지속되는 촛불문화제가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은, 단 한 번이라도 이를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가족들과 함께 촛불을 든 시민들에게 ‘배후세력’, ‘빨갱이’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말이며, 또한 민심을 표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무시하는 처사란 말인가. 이렇게 민심을 전하고자 모인 사람들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보여 준 것은 폭력 진압과 연행이라는 공권력의 폭력이었다. 정말로 이 정부는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거스르고, 또 배반하고 있다.

“바보야, 문제는 소통이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의 부재를 들먹거리고 있다. 한 마디로 “국민들이 뭐 모르면서 떠든다”는 황당한 입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아래 무지몽매한 국민들의 선동하는 배후세력이 있다는 보수언론의 거짓보도와 경찰의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인식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에게는 황당할 뿐이다. ‘소통’이라니! 국민의 건강권을 스스로 포기한 광우병 쇠고기 수입협상의 진실을 ‘소통부재’라는 말로 해명할 수 있단 말인가! 생태계와 문화재를 대량으로 파괴하는 운하사업의 진실을 ‘소통부재’라는 말로 덮을 수 있단 말인가! 상수도 민영화를 포함하여 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 사유화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소통부재’라는 거짓말로 넘어갈 수 있단 말인가!

오늘도 촛불을 든 수천, 수만의 시민들은, 문제가 단순한 ‘소통’의 부재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민들의 삶의 권리를 너무나도 쉽게 무시하고 짓밟는 이명박 정부의 오만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소통’이 아니다. 문제는 바로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잘못된 정책, 그리고 군사독재 시절을 방불케 하는 시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이다.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주말부터 오늘까지 총 200여 명의 사람들이 경찰에 의해 폭력 연행되었다. ‘불법’, ‘빨갱이’, ‘배후’ 운운하며 자행된 이명박 정부의 폭력에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국민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는 뒤로한 채, 오히려 국민들에 대한 폭력을 선택한 정부의 선택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스스로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정부. 이렇게 민심을 배반하는 정부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불법, 폭력으로 연행한 시민들 전원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촛불문화제의 배후는 오직 하나다. 말도 안 되는 협상으로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하면서 국민들을 분노케 한 이명박 정부가 바로 그 ‘배후’이다. 학교를 학원으로 만들어 공교육을 파괴시키겠다는 이른바 ‘4.15’ 조치를 발표한 이명박 정부가 바로 ‘배후’이다. 상수도를 민영화하여 수도요금 인상과 물 사유화로 인한 안전한 물 공급을 위협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이명박 정부가 바로 ‘배후’이다.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여 돈 없는 사람은 병원치료조차 못받게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가 바로 ‘배후’이다. 이명박 정부는 ‘배후’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당장에 연행자를 석방해야 한다.

“탄압은 더욱 큰 촛불을 부를 뿐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는 쇠고기 특별점검단의 짧은 인터뷰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경찰의 폭력진압에 시민들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다. 국민을 기만하는 이명박 정부의 속임수와 경찰의 폭력은 더욱 큰 촛불이 되어 청와대를 포위할 것이다. 연행자의 즉각 석방과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폐기, 그리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태도의 변화가 없는 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경찰의 폭력으로는 결코 진압될 수 없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잘못된 광우병 쇠고기 수입 협상을 즉각 폐기하라! 그렇지 않는 한, 연일 늘어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촛불이 경찰의 불법 폭력을 넘어 청와대를 포위하고, 결국 민심을 저버린 이명박 정권의 최후를 부를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2008년 5월 28일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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