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어떤 추석특집극들이 방송됐을까? 지난 10년 동안의 역사를 추적했다. 10월 1일 국군의 날과 겹쳐 국군 특집드라마를 편성한 경우는 제외했다.

과거에는 가족의 중요성, 그 안에서도 효의 가치를 중요시했다면 2000년 이후의 추석특집극들은 변화하고 있는 가족형태와 그 안의 갈등과 감동을 묘사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1997년

KBS <불붙는 난간> : 한 집안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통해 가정의 의미를 되찾으려 했다.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몰락해가는 한 가문의 이야기가 표면에 등장한다. 고향을 등지고 떠난 인물들과 마지막까지 고향의 무게를 지고 조상이 남긴 정신적인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대립된다. 조재현 김명수 염정아 송채환 이순재 등 출연.

MBC <누리야 누리야 뭐하니> : 엄마를 찾아 나선 어린 소녀 누리의 이야기다. 구슬치기를 잘하는 열살난 누리는 속깊은 아이다. 아버지를 잃고 소식도 없이 어머니도 사라졌지만 무서운 밤도 혼자서 잘 견뎌낸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은 누리를 천사원에 보내려 하고, 이를 알게 된 누리는 서둘러 엄마 찾아 서울길을 나선다. 이정윤, 최재성, 김현아 출연.

SBS <두 어머니> : 낳아준 생모와 길러준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변호사의 심리를 그린 작품. 희재는 서른을 바라보는 변호사. 그는 작은어머니라고 부르는 생모 향전과 어머니 옥진 등 두명의 어머니가 있다. 그러나 희재는 이들의 존재를 부인한 채 혼자 생활하고 있다. 어느 날 고향 집에서 옥진이 위독하다는 전화가 걸려오자 희재는 10여년 만에 고향집을 찾는다. 희재는 어색한 생모와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지만 마음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김미숙,김지수,김영애,임동진,이효정,성창훈,최준용 출연.

SBS <약속> :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못 잊어하는 늙은 아버지의 슬픈 내면을 묘사했다. 전직 중학교장인 평하는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젖어 있는 고집불통 노인. 이승의 삶이 끝나고 있음을 알고 있는 아내는 ‘손자는 귀여워만 하지 가르칠 생각은 하지 말아라’, ‘속내의 정도는 직접 빨아 입어라’ 등 ‘자식에 얹혀살 홀노인의 몸가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다. 부모의 은공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어차피 사람은 내리사랑일 수밖에 없다, 가족을 울타리 삼아 스스로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시대의 효 해법을 이야기 한다.

1998년

SBS <짬뽕 아리랑> : 북한 귀순자와 연변 조선족 여인 위장결혼을 통해 그들의 눈으로 우리 사회를 꼬집는다. 북한 귀순자 주덕은 중국집 배달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은다. 어느 날 시장통 계주가 달아나면서 사단이 생긴다. 전 재산을 맡겼던 주덕은 망연자실한다. 동료 귀순자 수철에게 연락하자 그는 조선족여인 보옥과 위장결혼을 주선한다. 연변에 두고 온 병든 딸 은옥의 치료비를 벌려고 온 보옥은 한국 국적을 얻을 때까지 살아주는 조건으로 주덕에게 목돈을 건넨다.

1999년

KBS <TV 문학관> '아우와의 만남' : 남과 북의 형제가 생전 처음 만나 혈육의 정을 확인한다는 줄거리. 원작의 무게를 살려 오래 기다림 끝에 이뤄지는 혈육 상봉의 감동과 이별의 고통을 묵직하게 전한다.

KBS <내 이름은 춘풍이> : 주로 마당놀이로 공연됐던 '이춘풍전'을 코믹 드라마로 만든 특집극이다. 한량기와 허영기로 가득찬 이춘풍은 주위 사람들의 꾐에 빠져 벼슬을 돈주고 사겠다며 평양으로 간다. 그러나 기생 추월을 만나 돈만 날린 끝에 결국 기생집 머슴으로 전락한다. 남장 차림으로 기생집에서 남편을 구해내며 '남편 길들이기'를 하는 춘풍아내 김씨의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MBC <며느리들> : 각박해지고 있는 가족 관계를 짚어보는 드라마다. 그린벨트 해제로 고향 땅값이 오르자 오씨네 네형제와 며느리들이 예년과는 달리 추석 며칠 전부터 우르르 몰려온다. 기뻐하던 오씨 내외는 자식들의 속셈을 알고 섭섭해하지만, 작은 땅이나마 모두에게 나눠주며 가족을 화목하게 이끈다.

SBS <황제의 식탁> : 음식 이야기와 미스테리가 들어간 코믹 드라마다. 궁중요리사 출신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몰락한 요리집을 전국 최고 음식점으로 일으키려는 젊은이가 경쟁업소음모를 파헤친다는 줄거리. '전주향' '서울옥' '진수성찬' 등 세 맛집이 벌이는 요리 대결이 추석 분위기와 어울린다.

SBS <반달끼리 만나서> : 시각장애 여성 '소영'과 외모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청년 '성모'가 만나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 소영이 과거 자기와 엄마를 버리고 떠났던 아버지를 용서한다는 '가족 화해' 메시지도 담고 있다.

2000년

KBS <장대들고 망태메고> : 월남한 만복은 고물상을 하며 고향에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그의 가족은 아내와 딸 그리고 손자뿐이다.하나뿐인 아들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며느리는 재가를 시켰다.그 충격으로 아내는 치매에 걸려 가족의 아픔으로 남아있다.사건은 손자 수일의 허풍때문에 벌이진다.오락실에서 만난 백수건달 유동에게 할아버지가 대단한 보물주머니를 숨기고 있다고 말한 것.

KBS <산토스에 핀 사랑 띠아모> : 브라질 교포사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철수와 지영의 러브스토리’를 극화했다.여주인공 지영은 부잣집 외동딸로 중3때 미국으로 유학을 와 지금은 미국대학의 체조선수가 돼있다.철수는 할아버지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브라질 한인2세 청년이다.친선경기를 위해 브라질에 왔다 위험에 처한 지영을 철수가 구해주면서 운명적인 만남은 이뤄진다.

MBC <갑수씨의 보름달> : 다섯 자녀를 둔 시골면장님의 기지로 가족간의 화애를 되찾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전해준다. 30여 년간 면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김갑수는 생일날 만삭인 막내 며느리 은영(김윤정)만 빼고 자식들이 모두 불참한다.분을 삭이지 못한 갑수씨는 죽기전 마지막으로 자식들의 버릇을 고쳐야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상경한다. 하지만 자식들은 저마다의 말 못할 사정이 있다.

2001년

▲ 2001년 SBS에서 방송된 추석특집 드라마 '엄마를 찾습니다' ⓒSBS
KBS <스피드박> : 퀵서비스맨과 삼류모델의 생활을 다룬 드라마. 돈을 벌어 부자가 되기 위해 상경해 오토바이 하나로 퀵서비스업계의 일인자가 된 스피드 박이 우여곡절 끝에 삼류모델 김창희를 만나 진솔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안재환, 양미라 출연.

MBC <세번째 우연> : 경찰서 강력반의 우형사가 절도범 지섭을 쫓는 과정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범인의 누나 운애를 보고 연민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이다.

SBS <누군가 그리울 때> : 장래가 촉망되던 야구선수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고 그 후 예기치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 재활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재모, 김지영 출연.

SBS <엄마를 찾습니다> : 이혼한 부부의 재결합을 다룬 드라마다. 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영주는 자신의 전남편인 광수의 회원가입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그의 결혼을 막기 위해 방해 공작을 펴면서 서로 마음 속에 묻어뒀던 오해를 풀고 결국 재결합한다. 심혜진, 김상중 출연.

2002년

▲ 2002년 MBC 추석특집 드라마 '부엌데기' ⓒMBC
KBS <첨성대의 달> : 전국노래자랑 대회를 둘러싸고 한 동네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밝고 코믹하게 그렸다. 경주 첨성대에 가보는 것이 평생 소원인 순댓국집 아줌마 순영이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된다. 김하균, 김지영, 노현희, 박철호 출연.

MBC <부엌데기> : 1950년대 말 종갓집 부엌데기로 들어간 순영·순실 자매가 어렵게 종갓집 음식을 배운 뒤 몰락해가는 종갓집의 음식을 살려내는 과정을 담아낸다. 송옥숙, 이재황, 현석, 황인영, 김영미 출연.

SBS <가족 만들기> : 고아인 주인공을 위해 임시로 가짜 가족을 만들어 내는 동네 사람들의 훈훈한 이야기. 노총각인 분식점 주인 만수는 맞선을 볼 때마다 고아라는 이유로 번번이퇴짜를 맞는다. 꽃집주인 선희와 선을 본 만수는 그녀가 맘에 들어 고아라는 사실을 숨기고 고민하는 만수를 위해 동네 사람들이 급기야는 가짜 가족을 급조한다. 김진수, 최정윤, 박인환, 서승현, 김영옥, 정은표 출연.

SBS <황금연못> : 어려운 상황이지만 삶에 여유와 유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국도변에서 숯불장작구이 통닭을 파는 해순과 그 옆에서 뻥튀기 노점상을 하는 달근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사랑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백일섭, 김영애, 허영란, 이종수, 김승수 출연.

2003년

KBS <혼수> : 김수현 작가의 작품으로 유명한 3부작 특집극. 부잣집 남자와 가난한 여자가 만나 사랑하지만 결국 혼수 문제로 헤어지고 만다는 내용으로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현수, 김정현 출연.

▲ 2003년 SBS 추석 특집드라마 '앙숙' ⓒSBS
KBS <보름달 산타> : 지체 장애인 동생과 자칭 엘리트라 여기며 살아왔던 비장애인 형과의 우여곡절을 통해 장애인 동생을 자기 인생의 걸림돌이라 여겼던 형이 오히려 동생에게 도움을 받고 새롭게 형제간의 우애를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민언련이 추천한 2003년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도 선정된 작품. 홍경인, 김규철 출연.

MBC <스쿨버스> : 오지 마을 예미리의 유일한 학교 '예미 분교'. 학생 수가 줄자 교육청에서 분교 통합 통보가 내려온다. 군에서 파견된 장학사가 시찰 나오는 날. 마을 주민 모두는 장학사를 훼방놓기 위해 악의 없는 해프닝을 벌인다. 장학사는 그 와중에 만난 아이들과 노스님을 통해 읍내까지 통학이 무리라는 것과 부모 품에서 평온하게 자라는 것이 진정한 '참교육'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SBS <앙숙> : 두 앙숙이 우정으로 바뀐 사연을 그린다. 드라마는 경찰인 일도는 난폭하게 도로를 질주하는 택시를 발견하고는 쫓아가 붙잡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택시에서 내린 사람은 어릴 적 친한 친구였지만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다툰 후 앙숙이 되어버린 호철다. 위독한 한 할머니를 태웠기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한 호철은 일도와 옥신각신하던 끝에 병원으로 달려가며 사건이 전개된다. 김영호, 성지루 출연

SBS <팥쥐엄마> : 가족이나 아이보다는 일과 자신을 중시하는 친엄마, 친엄 마보다 더 아이들을 사랑하는 새엄마를 대비시키며 모성의 의미에 대해 재해석하게 했다. 김청, 박미선 출연.

2004년

▲ 2004년 KBS 추석 특집드라마 '첫사랑 선물' ⓒKBS
KBS <첫사랑 선물> : 아웅다웅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부부가 죽음앞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아내 가 불치의 병을 앓게 되면서 남편은 아내의 첫사랑 연인을 찾아 삶의 희망을 주려 결심한다. 이영범, 박순천, 이계인 출연.

KBS <형> : 산시장에서 얼음 배달을 하는 형 상태(박인환)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헤어진 동생 현태를 40년 만에 만나게 된다. 대학 화학과 교수인 동생 현태는 겉으로는 성공한 듯 보이나 사실 사채업자에게 진 빚에 시달리고 있다. 내심 상태 명의의 땅을 넘보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해 아내 민희로부터 이혼하자는 얘기까지 듣는다.

MBC <아버지의 바다> : 바다에 나가 있던 중 아내를 잃은 태종은 20년 넘게 배를 타지 않고 선박 수리로 아들 삼형제를 키워냈다. 큰아들 재훈은 결혼 10년 만에 이혼하고 손자와 함께 내려와 인근 대학에서 강의만 하고 주변과 담을 쌓고 지낸다. 둘째 재철은 경찰서 강력계 형사로 타지에 나가 있다. 어느 날 막내 재동은 친구들과 어울려 패싸움 끝에 오토바이를 몰다가 사람을 치고 줄행랑을 친다.

SBS <4명의 웬수들> : 재혼 가족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별이 엄마 영주와 우진 아빠 종철은 고교 친구.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둘은 몹시 반가워하지만 각자 이혼한 경험을 숨긴다. 학부모 모임에 참석 후 빗속 귀갓길에 종철은 지영에게 17년 만의 사랑 고백을 한다. 둘은 이내 한 가족이 되지만 아이들 문제로 또 다른 갈등이 펼쳐진다.

SBS <광식의 노래> : 시한부 암 말기 환자 남편과 하반신 마비 장애인 아내의 사랑 을 그린 작품이다. 10여 년 전 어촌에서 상경해 트럭에서 건어물과 젓갈을 파는 광식. 밥집 딸인 하반신마비 장애인 지영과 결혼하는데, 피로연장에서 피를 토한 뒤 자신이 위암 말기임을 알게 된다. 결국 지영과 낙향한 광식은 고향에서 첫사랑 미순을 다시 만나게 된다.

2005년

▲ 2005년 MBC 추석 특집드라마 '조선 과학수사대 별순검' ⓒMBC
MBC <조선 과학수사대 별순검> : '조선시대에 발생한 사건의 과학적 수사'를 콘셉트로 조선시대에 일어났던 실제 사건과 현재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실제 사건을 두 가지 이야기로 보여줬다. 좋은 반응을 얻어 정규편성 됐다가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중도에 막을 내리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케이블에서 올해 다시 부활할 예정이다.

SBS <하노이의 신부> : 베트남 처녀 리티브의 파란만장한 러브스토리다. 리티브는 의사 박은우에 대한 사랑 때문에 본의 아니게 그의 형 석우의 신부로 이 땅을 찾게 된다. 리티브와 농촌 노총각 석우의 관계를 통해 오히려 의사 은우가 삶의 참다운 의미를 깨달아가는 내용을 유쾌하게 펼쳐보인다.

2006년

▲ 2006년 SBS 추석 특집드라마 '깜근이 엄마' ⓒSBS
SBS <내사랑 달자씨!> : 중학교 교장이었던 정길은 식구들에게 새엄마가 될 오달자를 소개한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에 몸빼를 입고 억센 경상도 사투리인 새엄마는 정길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가 않다. 새 가족 구성원의 등장으로 정길의 가족은 좌충우돌할 것으로만 보인다. 무식하고 드세지만 따뜻한 가슴을 지닌 한 여자와 아픔을 공유한 가족들간의 화해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의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박근형 김해숙 김성령 김규철 임성민 출연.

SBS <깜근이 엄마> : 극중 코시안 '깜근이'의 새 엄마인 도순(견미리)이 한국사회에서 무수한 차별을 받으며 살고 있는 깜근이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2006년 푸른미디어 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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